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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Sep 29. 2022

작업실 구하기 대작전 (1) 맘에 드는 매물이가 없다

나의 작업실은 어디에


작업실을 찾으러 다닌 지 일주일 정도 됐다. 지금까지 한 7-8군데 정도 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최상의 작업실을 위해 최근 방문했던 방들에 대한 후기를 기록하려 한다.


내가 원하는 작업실 조건


1. 최소 7 이상  
2. 1-5 사이 (반치하, 옥탑 절대 싫음)
3. 보증금 300-1000 / 월세 30-40 사이 
4. 창이 크고 햇빛이  들어야 
5. 기본 옵션이  있어야  (숙식가능)
6. 주변 환경이 너무 더럽거나 복잡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산책 가능, 공원 있는  선호)
7. 역세권, 교통이 원활해야 (필수는 아님)



1. 500 35 / 관리비 3만 원 / 4층 / 8평

가장 인상적이었던 창이 굉장히 크고 평수도 넓은 공사가 싹 되어있는 좋은 매물이었다. 보자마자 느낌이 괜찮아서 바로 다음날 보러 가기로 했다. 근데 보러 간 당일날 다른 사람이 계약금을 걸어놓는 바람에 구경도 못했다. 중개인도 그 사실을 미처 몰랐단다. 보지도 못하고 보내 버리니 아주 맘이 짠했다. 매물 컨디션은 좋았지만 물론 주변 동네 환경은 별로였다. 그저 방 컨디션만 확인했던 차라 사실 엄청 구미가 당기는 매물은 아니었다. 점수로 따지면 70점 정도. 근데 뭐 이미 가버렸구먼.



2. 500 40 / 관리비 없음  / 3층 / 10평인 줄 앎

집 가는 골목 풍경이 예쁘다.

혜화동 쪽이었다. 굉장히 괜찮은 조건으로 매물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세입자가 있어서 사진이 없던 탓에 직접 가서 확인하기로 했다. 10평이라니! 엄청 큰 평수에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반토막 5평이었다. 중개인도 얼버무려 말하는 걸 보니 몰랐나 보다. 집은 약간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걸어 올라가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나는 혜화동을 좋아해서 집 가는 길은 예뻤다. 이번에 느낀 건 가기 전 평수도 한번 더 정확하게 물어보고 가야겠더라.


어쩐지 비싼 동네에 그렇게 파격적인 매물이 나올 리가 없지. 약간 헛걸음한 느낌이었지만 동네는 진짜 좋다. 살고 싶은 워너비 동네 1위



3. 1000 30/  관리비 없음 / 1층 / 8평

동네가 진짜 한적하다.

여긴 부암동 근처인데 동네는 한적하니 좋다. 평창동 인근이라 그런지 비싼 동네라 강남과는 다른 그 특유의 부유한 감성이 있다.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산책하기도 좋은 동네였다.


방은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데 뭐랄까 햇빛도 잘 안 들 것 같고 왠지 여기에 살면 좀 우울해질 것 같았다. 조금 울적한 1층이었다. 햇빛이 잘 안 드는 어두 침침한 1층은 거의 반지하 느낌이다. 왠지 겨울에 무척 추울 것 같다.


그래도 방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근데 옵션이 하나도 없었다. 월세가 싼 이유에는 다 이유가 있다. 주변 환경은 최고였지만 방이 내 맘에 들지 않았고 그리고 특히 차가 없으면 오고 가고 교통이 좋지 않았다. 역시 나 같은 뚜벅이한테는 역세권이 좋긴 좋구나 싶다.


당충전 제대로 됩니다요. (2900원)

내일 또 하나 보러 갈 건데 기대는 안 한다. 일단 옵션이 하나도 없는 게 마이너스인데 본가 근처라 한번 보려 한다. 그리고 역세권인 게 맘에 든다. 게다가 1.5룸.


문득 조금 더 금액을 크게 잡으면 원하는 작업실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아까 올라와서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조금 마음이 어택 당했지만 메가커피에 서 파는 녹차 스모어 쿠키를 먹고 당충전을 했다. (제발 모두가 먹어보세요.)


단지 지금 상황에 맞게 내 작업실을 구해야 하는 게 불행한 건 아니다. 나의 작업실을 가질 수 있는 현실에 더 만족하기로 했다. 나만의 공간을 내 돈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스트레스받지 않을 거고, 여유 있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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