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구하기 대작전 (2)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나의 작업실은 여기에

by 조릅

계속해서 집을 찾아다녔다. 몇 번을 집을 보러 다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집에 딱 들어갔을 때 그 느낌이 있다. 나를 감싸는 느낌이랄까? 주변의 기운과 내가 이곳에 있는 걸 상상할 때 긍정적인 느낌이 나야했다. 하지만 그런 집은 없었다. 어떤 곳은 이 전에 누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우울한 음기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곳도 있었다. 나는 나의 직관을 믿는 편이라 기운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느낌은 보통 끝까지 가는 편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내가 생각한 예산에서는 절대로 원하는 수준의 집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예산을 좀 더 높게 잡았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하는 공간이 후지지 않길 바랬다. 지금 당장은 부담이 될 수 있어도 느낌이 좋은 집에 머물고 싶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매물을 어플에서 발견했다. 사진상으로는 정말 좋았다. 신축은 아니었지만 외관과 인테리어가 모두 말끔했고 햇빛도 상당히 잘 들었다. 옛 정서가 약간은 묻어있는 포근한 집이었다. 이런 집에 살면 우울한 날에도 힘이 날 수 있겠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중요한 포인트) 그냥 여기가 내 작업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내 것이 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가보니 공간은 미치도록 마음에 들었다. 사진보다 평수가 더 넓어 보였고 주변이 북적대지 않고 거리는 조용했다. 시장도 있고 자연도 충분했다. 1층은 조용한 카페 2층은 문화 복합공간 3층이 집이었다. 세대수도 3명밖에 안됐고 4층은 집주인이 살았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완벽할 수 있을까? 이렇게 나만을 위한 공간일 수 있을까? 심지어 월세도 바로 계약을 한다는 조건으로 3만 원을 빼줬다. 내가 부탁한 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가끔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는 게 신기하다. 정말 찰떡같이 나를 기다린 집인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집에서 나는 엄청난 것을 해내겠구나, 나는 이 집을 사랑하겠구나. 난 좋은 기운을 얻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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