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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Oct 06. 2022

작업실 구하기 대작전 (2)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나의 작업실은 여기에

계속해서 집을 찾아다녔다. 몇 번을 집을 보러 다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집에 딱 들어갔을 때 그 느낌이 있다. 나를 감싸는 느낌이랄까? 주변의 기운과 내가 이곳에 있는 걸 상상할 때 긍정적인 느낌이 나야했다. 하지만 그런 집은 없었다. 어떤 곳은 이 전에 누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우울한 음기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곳도 있었다. 나는 나의 직관을 믿는 편이라 기운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느낌은 보통 끝까지 가는 편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내가 생각한 예산에서는 절대로 원하는 수준의 집을 찾을  없었다. 그래서 예산을   높게 잡았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하는 공간이 후지지 않길 바랬다. 지금 당장은 부담이   있어도 느낌이 좋은 집에 머물고 싶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매물을 어플에서 발견했다. 사진상으로는 정말 좋았다. 신축은 아니었지만 외관과 인테리어가 모두 말끔했고 햇빛도 상당히 잘 들었다. 옛 정서가 약간은 묻어있는 포근한 집이었다. 이런 집에 살면 우울한 날에도 힘이 날 수 있겠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중요한 포인트) 그냥 여기가 내 작업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내 것이 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가보니 공간은 미치도록 마음에 들었다. 사진보다 평수가 더 넓어 보였고 주변이 북적대지 않고 거리는 조용했다. 시장도 있고 자연도 충분했다. 1층은 조용한 카페 2층은 문화 복합공간 3층이 집이었다. 세대수도 3명밖에 안됐고 4층은 집주인이 살았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완벽할 수 있을까? 이렇게 나만을 위한 공간일 수 있을까? 심지어 월세도 바로 계약을 한다는 조건으로 3만 원을 빼줬다. 내가 부탁한 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가끔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는 게 신기하다. 정말 찰떡같이 나를 기다린 집인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집에서 나는 엄청난 것을 해내겠구나, 나는 이 집을 사랑하겠구나. 난 좋은 기운을 얻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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