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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경 Aug 19. 2024

달님, 달님

그믐달에 비는 소원

아무도 밟지 않은 그믐달 밝은 새벽,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저 하늘에 그믐달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툭 불거져 튀어나와 있었다. 

총총히 뒤따르는 그믐달의 시선에 흠칫 놀라 멈춰 섰다.

그믐달이 저렇게 밝았던가?


정확히 작도된 도형은 참으로 날렵하고도 세련되었다.

부드러운 곡선의 정점은 나의 어제를 빤히 비추며 천상과 지옥을 오가는 심판대로 이끌었다.

그믐달의 저 뾰족한 끝에 찔리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여 '안돼 안돼 안 되는 일이지'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믐달의 날카로운 밝음에 

소인배의 사사로운 소원을 빌었다간 이도 뼈도 못 추스를 것만 같았다.

존귀한 위엄에 벌벌 떨며 

나는 한 쪼그라든 입으로 간신히

'평화와 존중, 그리고 사랑이 어울림 한마당이 되어 

모두가 신명 나는 세상이 되도록 이끌어 주십사' 하고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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