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좁은 자식, 하해와 같은 엄마
허공에 떠 있던 발 땅에 붙이러 안간힘을 쓰던 자식
어질어질 사납게 쓰러진 머리 일으켜 세우러, 문드러진 속을 감추고 냉정한 말로 투박하게 쓰다듬던 엄마
앙칼진 자식 대꼬챙이 삐친 말로 모질게 뿌리치며 너덜너덜 해어진 가슴에 산적을 꿰었다.
'오지 마(있어 줘), 손대지 마(안아 줘)' 시퍼런 낫을 들고 망나니춤을 추던 자식
서늘한 앙탈에 떠밀려 문 밖으로 쫓겨난 깜깜한 발걸음, 쓸쓸한 뒷모습 한 줌이 된 엄마
삐딱선 탄 자식 (있어 줘) 달려가 붙잡는 마음, 오지 마 망부석이 된 발걸음을 이기지 못했다.
밤낮으로 서럽게 울부짖는 자식, 보드라운 손수건 걸어두고 문밖에서 우두커니 서성이던 엄마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는 자식, 녹여주고 닦아주고 대신하러 애간장을 새까맣게 태웠다.
엄동설한 티 눈 박힌 맨발로 백방으로 뛰어다니다 겉 하얗고 속 시커먼 봄날의 무가 되었다.
바쁘다며 코빼기도 보여주지 않는 자식, '언제 한 번 올래' 가냘픈 목소리 새하얀 그리움으로 물던 엄마
요리조리 잘도 둘러 되며 이기심을 겨루는 고슴도치 자식, 알면서도 흉 지지 않도록 예쁘게 품었다.
'몸 건강히 지내면 되었다, 나는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노래만 하염없이 불렸다.
뒤늦게 달려와 거친 손을 볼에 대고 눈물 흘리는 밴댕이 소갈딱지 자식
보고팠던 목소리와 얼굴 귀에 담고 눈에 넣으러, 스르르 닫히는 귀 감기는 눈 가까스로 물리치던 엄마
'고생은 무슨, 다 너거들이 잘 커 주었다' 젖은 머리 토닥이며 엷게 띄운 한 떨기 미소
'고맙다' 그 한마디 뚝 떨구고 외로이 떠난 엄마
엇갈린 진심, 한순간 집 나갔던 마음, 뒤늦은 후회로 눈을 뜨지 못하는 망연자실한 자식
밤낮으로 구슬프게 우는 늙은 청개구리 자식 몸 상할까 꿈결에 나타나,
'그만 울어라' 달래던 따스한 손길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하해와 같은 엄마
*올챙이 뒤에 숨어 우는 개구리
찬란한 봄 엄마를 보고 온 늙은 자식 회한에 젖어 따라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