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괜찮다는 말이 나를 망칠 때

by 김준성

장염에 걸렸다.
무리해서 먹었고, 결국 탈이 났다.

나을 때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식사도 마음대로 못 한다.
배는 예민해지고, 몸은 말을 아낀다.
그저 기다려야 한다. 회복이 내 속도보다 느릴 때의 시간은 유난히 길다.

고통스럽다.
그런데 조금 잔인하게도, 낫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하고, 쉬고 싶지 않아도 쉬어야 한다.
회복은 대개 ‘멈춤’의 형태로 찾아온다.

생각해보면 인생도 비슷한 맥락이다.
연애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다.
무리하면 반드시 어딘가에서 탈이 난다.

무리였는지 아닌지 결정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그리고 그 결정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도 나다.
몸이 신호를 보낸다. 마음도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신호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신호를 무시하는 데 있다.
“괜찮아, 한 번만 더.”
“지금은 버텨야지.”
그 말들이 쌓이면 몸은 결국 더 큰 소리로 말한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건 의지보다도,
내가 느끼는 감정과 몸의 반응에 솔직해지는 태도라고.

잘 살아내는 건, 끝까지 버티는 게 아니라
제때 멈출 줄 아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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