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단상

국가는 나를 지켜줄 수 있는가

영화 '교섭'을 보는 두 개의 시선

by Spero

"누군가에게 테러리스트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유를 위한 투사다."

One person's terrorist is another person's freedom fighter.


영화는 9.11 테러 현장 화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영화 '교섭'은 톄러리스트들에게 인질로 잡힌 사람들,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얘기다.


설 연휴 때 영화를 보러 간 조카손자에게 숙제를 줬다. 그제 카톡으로 영화감상문이 왔다. 인상적인 문장이 있길래 읽고 또 읽었다.


영화의 처음시작은 순교를 하러 가는 한국인들이 버스에 타있는것부터 시작이 되죠. 근데 순교를 하러 간 장소는 아프가니스탄이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부터 좀 그 사람들이 괘씸하기 시작했습니다. 걔들이 알라신을 믿겠다는데 굳이 아프가니스탄까지 가서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답장을 쓰기 위해 나도 영화를 봤다.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하나는,

개인의 선택


다른 하나는,

국가의 책임.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사선을 넘는 개인의 선택,

사지에 처한 개인을 구출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


하지 말라는 일로 개인이 화를 입었을 때,

특정인이 그를 비난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 개인이 국민일 경우

국가는 그를 비난하기 전에 구출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다.

보호해야 할 국민 따로 있고 그렇지 않은 국민 따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사명 중 하나는 자국민 보호라고 알고 있습니다. (영화 속 황정민 대사)


이 지점에서 논쟁의 대상은

여행제한구역에서 선교의 자유와 그에 대한 책임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사건 발생 2007년 당시

일부 비난은 있었어도 전체적 기류는 정부가 잘 구해오라는 국민적 바람이 컸다.

사건 발생 15년 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왜 그곳까지 선교를 하러 갔느냐,

라는 비판을 적지 않게 하는 것 같다.

이를 우리 사회의 균형감각과 연계해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인가?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공격하는 분위기가 더 팽배해 있다고 생각한다.


답장을 썼다.


덕분에 나도 교섭을 재밌게 봤다. 나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인격이 두 개로 나누어지는 듯한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선교와 순교 사이의 갈등이라고나 할까? 중요한 건 사람의 생명 아니겠냐.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한 현빈과 황정민의 헌신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


어디까지가 개인의 선택이고

어디까지가 국가의 책임인가.

영화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주지만

현실은 엇비슷한 상황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극단의 시선을 몇 차례 경험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경험이 반면교사로 이어지지 않고 확증편향으로 고착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다.


영화는 또 다른 사건,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피랍 사태의 외교부 브리핑 현장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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