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장소

by 황기린

오롯이 나의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두려움과 설렘 중 설렘이 더 크게 느껴졌다.


버겁게 느껴졌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희망.

나를 무겁게 눌렀던 압박 속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그만 겪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외로움이 사무치게 느껴진다.

보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적막함 속에서 새로운 자극이 없을까 끊임없이 생각한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내일, 오늘 저녁,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헛헛함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무작정 목적지를 모르는 버스에 올랐다.

바깥을 바라보니 바다가 보였고, 이곳에 내려버렸다.

밤바다를 바라보고, 몸을 녹일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


그냥, 그냥.

생각은 더 많아지고, 공허함만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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