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글에도 말했듯이 몰타는 매우 작은 나라이다. 자동차로는 섬 이 끝에서 저 끝까지 1시간이면 되겠지만 버스로는 3시간가량이 걸리는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는 택시가 있고 그다음이 버스, 걷기이다. 구글맵을 켜서 회사에서 우리 집을 검색하면 버스+걷기로 40분, 그리고 걸어서 40분.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엔 집까지 걷기로 한다. 아마 여름에는 택시를 자주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같이 선선한 바람이 불고 따사로운 햇살이 있는 낮 시간에는 날씨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 걷자! 싶어서 대부분 걸어 다니곤 한다.
지금은 그래도 택시라는 옵션이 있지만 2017년 어학연수를 하던 때는 선택지는 오롯이 버스뿐이었다. 성수기에 몰타는 버스를 타기가 쉽지가 않은데, 사람이 가득 차게 되면 버스기사의 판단으로 그냥 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한다. 유난히 더운 한여름 1시간에 한 대가 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버스가 슝- 지나가버렸다. 그러면 망연자실을 하고 1시간을 더 기다리거나 걸어서 그냥 가보자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러다가 결국 걷기를 선택했지만. 유럽에서 가장 느린 나라라고 하더니, 이런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에 어쩌다가 버스를 놓쳐서 길바닥에서 망연자실을 하고 있었는데, 몰타 친구가 ecabs라고 콜택시 회사에 전화를 해서 택시를 불러준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학생이기도 했고, 비용이 터무니없어서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출혈이 타격이 컸던 기억이 있다. 그때 콜택시 회사였던 ecabs가 지금은 편리하게 우버처럼 application도 있고, 비용도 훨씬 저렴해졌다는 사실에 이렇게 느렸던 몰타인데 참 많이 변했구나 싶기도 하다.
배달 어플과 비슷한 맥락으로 covid-19을 겪으면서 택시 업계에서도 빠른 발전이 있었던 건 아닐까 짐작해보기도 한다. 버스도 구글맵에 쓰여있는 시간, 버스정류장에 쓰여있는 시간, Tallija 애플리케이션에 쓰여있는 시간이 전부 다르지만 여기는 몰타였지! 하고는 넘겨버리는 유연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Tallija는 몰타의 버스 회사로, 애플리케이션에 버스가 오는 시간을 볼 수 있는 것도 매우 최근의 일. 마냥 버스 정류장에 쓰여있는 시간을 보고 무작정 기다리던 때기 엊그제 같은 느낌인데, 버스 카드 충전이나 tallija on demand라고 버스 예약 시스템도 생겼다. 물론, 100%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제일 믿을만한 옵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한 시간에 한 대가 오는 버스를 타야 하고, 성수기라면 포기하고 택시를 부르는 게 가장 본인의 정신건강에 좋은 일임은 틀림이 없다. 불쾌지수가 치솟아 오르는 40도의 뙤약볕 밑에서 여기는 느린 나라 몰타니까!라고 넘겨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