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청소년 대상 소설인데, 혹시 너무 슬픈 결말로 끝나지는 않을까, 또 반대로 지나치게 해피엔딩이라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다행히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는 안도감이 먼저 찾아왔다. 현실의 무게와 희망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은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햇살 속으로 직진》은 자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모지수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으로, 엄마를 갑작스럽게 잃은 뒤 시간을 멈춘 채 위태로운 일상을 버틴다. 그러다 '햇살 속으로 직진'이라는 유가족 모임을 알게 되고,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면서 조금씩 치유의 길을 걷는다.
이들이 햇살을 향해 직진하는 방식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었다.
읽는 동안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이 이야기가 실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작가가 방송 작가로 일하며 3년 동안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낸 결과라서, 문장 하나하나가 현실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고, 동시에 더 진실하게 다가왔다.
책을 덮고 나서 정혜신 정신과 의사의 일화가 떠올랐다. 자식을 잃은 후 오랫동안 울음을 참다가 어느 날 터져 나온 울음을 멈추지 못해 찾아온 환자에게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식이 죽었는데 어떻게 안 울아요. 실컷 울어요."
거창한 위로도, 해결책도 아니었다. 그저 슬픔의 크기와 이유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말. 모지수와 모임 사람들이 서로의 망가진 모습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주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책이 말하는 것도 결국 그것인지 모른다. 더 노력하지 않아도, 억지로 뛰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햇살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것. 그 말이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