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여전히 밀당 중입니다

by 정희

예전 일요일 저녁 TV 홈쇼핑을 보면 거의 모든 채널이 패키지여행 상품을 팔았다. 나도 그 상품들을 이용해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사람들이 월요일 출근을 얼마나 싫어하면 일요일 저녁에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여행 상품을 팔까.

여행을 예약해 두면 월요일 출근이 조금은 덜 힘들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런데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홈쇼핑에서 여행 상품을 판다. 요즘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출근하기 싫은 것일까.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월요일은 참 싫었다.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전날 잠을 거의 못 자고 등교했기 때문이다. 나는 루틴처럼 일요일 오후면 낮잠을 잤다. 그것도 몇 시간 동안. 내일 출근에 대한 부담감에 낮잠의 여파까지 겹쳐 일요일 밤에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도 일요일의 낮잠은 너무나 달콤했다. 눈을 뜨면 맞닥뜨려야 할 월요일의 현실이 두려워, 차라리 이 포근한 꿈 속에 조금만 더 머물고 싶다는 간절함이 나를 자꾸만 깊은 잠 속으로 끌어당기곤 했다.


그런 상태로 출근하니 세상 모든 일이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도 그런 눈치였다. 조심하지 않으면 사소한 다툼이 큰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월요일을 보냈다.

하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학생들과 호흡을 맞춰 수업하거나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학생과 주파수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교직에 들어온 보람을 느끼곤 했다.


지금은 은퇴하여 소위 백수다. 월요병이 있을 리 없지만, 아니다. 나는 아직도 월요병에 시달린다. 왜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좋아하여 4년이나 하는 줌바 댄스도 월요일에는 영 흥이 나지 않는다. 간신히 춤을 추긴 하지만 박자는 계속 틀리고, 웃으려 해도 웃음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절대 빠지지는 않는다. 안 하면 월요병이 더 심해질까 봐 겁나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직 교사 시절의 후유증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이니 조금 더 지나면 해방될 것이라고 나를 다독인다. 어쩌면 오랫동안 몸에 밴 긴장의 관성이, 아직은 이 자유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 내보내는 일종의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내 월요일은 항상 생산적이어야 했고, 유익해야 했으며, 단 한순간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되는 책임감의 집합체였다. 이제 그 무거운 의무감은 내려놓았지만, 내 몸과 마음의 시계는 여전히 생산적인 월요일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월요병을 없앨 근본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내게 남편은 "월요일을 없애고 일주일을 화, 화, 수, 목, 금, 토, 일로 하면 되지"라며 농담을 던진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좀 일찍 줌바 댄스에 가서 사람들과 즐겁게 수다나 떨어볼까. 그럼 에너지가 더 살아나고, 월요병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월요병으로 고생스러운 월요일에 이 글을 적어본다.


— 월요일과 여전히 밀당 중인 백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