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내내 생각했다. 오늘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아마 떡국이 좋지 않을까. 날도 으슬으슬 춥고 사놓은 사골 국물과 떡이 있으니 만들기도 쉽고, 남편도 좋아하니.
냉동실에 있던 사골 국물을 실온에 두어 해동한다. 떡도 해동할까 하다 그만둔다. 떡을 미리 해동하면 부서졌던 기억이 있다. 그냥 찬 사골 국물에 넣어 끓이는 것이 떡이 더 쫄깃했다.
사골 국물이 해동되면서 겉면에 맺히는 물방울 때문에 싱크대가 젖는 게 싫어서 그릇을 받쳐놓았다. 조금 지나면 사골 국물 파우치가 약간 물렁해지면서 가위로 찢기 좋게 녹을 것이다. 그럼 나는 이 국물을 떡과 같이 냄비에 넣고 떡국을 끓일 것이다.
남편은 떡국을 참 좋아한다. 떡의 쫄깃한 식감과 사골 국물의 구수함을 좋아하는 것 같다. 떡국을 끓여 주면 아주 맛있어하며 먹는다. 먹고 난 후에는 꼭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한다.
나는 이 소리가 고맙지 않다. 아니, 고맙지 않다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그냥 그 말이 귀에 거슬린다. 왜 거슬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 어렸을 때는 모든 떡을 싫어했다. 떡의 물컹한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떡국은 더 싫어했다. 싫어하는 떡을 싫어하는 국물과 같이 끓이다니.
특히 찹쌀로 만든 떡은 끝맛에 이상하게 쓴맛이 났다. 아무도 그렇지 않다고 했다지만, 난 늘 그 쓴맛을 느꼈다. 어릴 땐 아무도 모르는 쓴맛 때문에 찹쌀떡이 싫었는데, 지금도 나만 느끼는 쓴맛이 있다.
남편이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할 때, 그 말 끝에 남는 것. 그게 내 착각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 내가 이렇게나 자주 떡국을 끓인다. 편해서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나도 떡국이 그리 싫지는 않다. 나이가 들어 입맛이 변했나 보다.
나도 이제는 떡국 한 그릇을 모두 비운다. 달그락 소리를 내며 빈 그릇을 싱크대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