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바람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산수유가 가장 먼저 폈다. 꽃인지, 노란 가루인지 모를 만큼 작은 꽃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다. 색이 연해서 그냥 나뭇가지가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자꾸 검색을 한다. 가까운 일본 규슈라도 갔다 올까. 아니면 남편이 전부터 그렇게나 가고 싶다고 한 안동에 다녀올까. 예전에 놀러 갔던 신안의 엘도라도 리조트라도 갈까. 아고다에도 들어가 보고, 여행사 사이트도 들락날락한다.
여행 사이트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여행지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결제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나온다. 아고다는 자주 들락거리면 쿠키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마음을 정하지 못하겠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편과의 의견 합의다. 사실 합의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설득'에 가깝다. 안동의 하회마을을 걷고 싶어 하는 그에게 규슈의 라멘이나 신안의 고급 리조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고다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할수록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커지는데, 정작 우리의 대화는 제자리를 맴돈다.
"당신 가고 싶은 대로 가"라는 그의 말 한마디에 다시 결제 버튼에서 손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