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생식에 대하여

by 정희

사람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생물 시간에 배웠던 두 가지 번식 방식이 가끔 떠오른다.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무성생식은 복제다. 혼자서 자신과 유전적으로 완벽히 동일한 개체를 만든다. 나와 똑같은 존재들만 있으니 갈등도, 오해도 없다. 세상은 단순하고 평화롭다. 단점은 환경이 급변하면 전멸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고등 생명체는 유성생식을 택했다. 암수가 만나 서로 다른 유전자를 섞는 방식. 나와 전혀 다른, 예측 불가능한 존재를 만드는 도박. 멸종을 피하기 위해 생명체는 스스로 복잡함을 선택했다.


가끔 생각한다. 만약 인간이 무성생식으로 번식하는 존재였다면 어땠을까.

모든 사람이 나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면,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지금처럼 힘들었을까. 똑같은 감정 패턴, 똑같은 반응. 이해는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갈등은 줄고, 오해는 사라지고, 관계는 단순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세상에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나와 똑같은 존재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기는 한 걸까.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다름을 선택했고, 그 대가로 타인이라는 영원한 미지를 떠안게 되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낯설고, 아무리 애써도 닿지 않는 존재. 그게 사람이다.


어쩌면 사랑이란, 그 좁혀지지 않는 차이를 그냥 두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