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쌓이고, 설명은 늦게 도착했다
#제주일상 #자영업일기 #감정기록
[오늘도 루스트에서]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어떤 날은 별일 아닌 일도 오래 남는다.
말 한마디가 마음을 쿡 찌르고, 그 찜찜함이 하루를 따라다닌다.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었을지 몰라도, 오늘은 좀 그랬다. 설명 없는 정색이 오래 남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수영을 다녀왔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다. 복기하고 나면 그리 큰 일도 아니고, 갑자기 왜 그런 거지 싶지만 찜찜한 기분은 남아 있다.
오전 7시부터 듣는 수영 강습에서는 초급반으로 배정됐다. 처음 가입할 때 수영을 어디까지 배웠냐는 데스크 상담원의 질문에 "다 배웠다"고 답하자 상급반으로 배정되었지만, 첫날 체력과 기본 자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선생님이 나를 중급으로, 그리고 다시 하급으로 조정해 결국 초급반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일이 벌어졌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이 접영 발차기 동작을 시연한 뒤 따라 하라고 했다. 선생님이 담당하는 레인은 두 개, 총 인원은 약 10명이었다. 짧은 설명 후 곧장 연습에 들어갔고, 나는 이해했다고 생각하며 지시대로 따라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내 앞을 막더니 한숨을 내쉬며 정색한 얼굴로 "뭐하세요?"라고 말했다. 직전까지 다른 여성 회원들과 웃으며 물장난을 치던 선생님의 급변한 태도에 당황스러웠다.
선생님이라면 학생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시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게 돌아온 건 단지 한숨뿐이었다.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 다른 회원들을 보며 따라 하려 했지만, 선생님은 "다른 회원들은 다 하는데 왜 회원님만 그러세요? 알려줬잖아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일어나라고요."라고 말했다.
나는 '일어나라'는 말을 접영 호흡 동작에서 머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한 바를 설명하며 질문했지만, 선생님은 정확한 설명 없이 계속 정색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다른 회원들을 살펴보다가 발차기 이후 일어서서 동작을 멈추고 다시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일어나라'는 말이 그 뜻이었는가 싶어 다시 물었더니 그제서야 선생님이 그렇다고 했다. 나는 그제야 정확한 동작을 이해할 수 있었다. A 스포츠센터에서의 오늘 경험은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마주할 회원들과 선생님이라 더 불편한 감정이 남았다.
센터 데스크에 이 일을 이야기할까 고민했지만, 운동이 끝난 후 밖에서 기다리던 아빠를 생각하니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단순한 미스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하고 넘기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가게에 출근한 후, 오픈 준비를 마치고 아빠와 함께 엄마 가게 두 곳과 H 누나 가게까지 총 세 곳을 돌며 보수해야 하는 부분을 손봤다.
화장실 문 바닥에 설치된 도어 스토퍼, 전등 등 소소하지만 필요한 수리를 진행했고,
모든 작업을 마친 후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5시를 넘겼다.
집에 도착한 뒤에는 디카페인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며, J의 생일 선물로 줄 그림을 마저 그리려 했다. 그때 독일 유학원 중 하나인 U 유학원에서 카카오톡으로 독일 유학 세미나 신청 안내 메시지가 도착했다. 4월 19일 열리는 세미나였고, J에게 함께 갈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 뒤 신청을 진행했다.
세미나 참가비는 인당 2만 원, 총 4만 원이었다. 처음엔 무료 세미나라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신청했는데, 마지막에 참가비 안내가 나와 잠깐 망설여졌다. 지금의 경제적 상황에서 한 번에 4만 원은 작은 지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미나에서 유학 상담 정보를 얻어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고, J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위한 선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참석 신청을 마쳤다.
오늘 하루도 조용히 지나갔다.
사소한 감정이 오래 남는 이유는, 말보다 눈빛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기록은 어쩌면, 내 감정을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 나를 위한 도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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