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생일 전날, 서울로 향한 다정한 준비

직접 만든 요리와 케이크, 그리고 마음이 도착한 밤

by Heedo Shin

#J의 생일 #서울데이트 #손편지


[J와의 주말]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누군가의 생일을 준비한다는 건, 그 사람을 마음속에 몇 번이고 떠올리는 일이다.

오늘은 J를 위해,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특별한 하루였다.


오늘은 아침 일찍 J를 만나러 서울로 향한 날이었다. 목적은 J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J의 생일은 3월 24일이지만 하루 먼저 올라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잠실에 있는 내가 꾸준히 다니던 미용실에 들렀다. 오늘은 지금 위치에서의 마지막 영업일이었고, 이후에는 잠실새내역 근처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손님 예약이 많은 날이었지만, G 선생님께 미리 연락을 드렸기에 머리를 할 수 있었다. 예약 시각은 11시 15분이었지만 11시로 착각해 일찍 도착했고, 미용실 위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J에게 줄 그림을 코팅했다.


머리는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었고, 결과물 역시 늘 그랬듯 만족스러웠다. 시술이 끝난 시각은 12시 50분경이었고, 첫째 HS 희선 누나에게 연락했더니 그녀의 딸 B이 갑자기 응가를 해서 정리 중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답을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다시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후 HS 누나, DG 형, B를 만나 함께 식사하러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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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점심 한 끼, 그리고 웃음 가득한 B. / 처음으로 누나와 형, 그리고 B를 위해 밥을 샀던 날. 그 순간을 맛있게 채워준 건 문어 메밀막국수, 그리고 B의 웃음이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의 불고기+냉면 식당이었고, 내부는 깔끔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북적이는 분위기였다. 식물 장식이 반겨주어 인상은 좋았다. 오늘은 내가 사는 날이었기에 메뉴는 형과 누나가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최종적으로 불고기와 냉면 세트를 선택했다.


냉면은 평양냉면 육수와 비슷한 맑은 국물에 직접 제면한 듯한 면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고, 국물은 다소 밍밍했지만 메밀 면의 향으로 식사를 마쳤다. 불고기는 제법 맛이 있었고, 내가 직접 형과 누나의 앞접시에 덜어드리자 좋아하셔서 민망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런 모습 하나하나에서 어른스러워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제주도에서 재료를 챙겨 왔다는 이야기를 하자 DG 형이 꽃게는 자신이 백화점에서 사주겠다고 하셨다. 마트 휴무일일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비롯된 제안이었고, 식사에 대한 감사함도 담긴 배려였다. 그렇게 함께 백화점에 들러 좋은 꽃게를 구입하고, 인사를 나눈 뒤 J를 만나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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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시음과 꽃게 사러 가는 길 / 잠깐의 커피 한 모금, 그리고 요리를 위한 재료들을 향한 발걸음. 사소한 순간들이 오늘의 요리를 만들어가는 준비였다.


이날 오전 2호선에서 발생한 탈선 사고의 여파인지, 열차는 삼성역까지만 운행했고, 이후 11-3번 버스를 타고 J의 집 근처로 이동했다. 평소보다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었다. 도착 후에는 J 집 앞 큰 길가의 브리즈 카페에 들러 손편지를 작성하고, 코팅해둔 그림을 액자에 넣은 뒤 J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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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담아낸 마음의 조각들 / 귀여운 고양이 쿠션 아래, 그림을 다듬고 손편지를 썼다. 완벽하진 않아도 진심이 스며든 선물 한 점.


J를 만나 반가운 마음을 나눈 후, 바로 계획을 공유하고 그림 선물을 전달했다. 이후 해물탕과 양송이버섯 튀김 재료를 사기 위해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요리 준비는 챗GPT를 활용해 재료 손질과 조리법을 참고했고, 꽃게탕과 양송이버섯 튀김 모두 잘 완성했다. J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줄 수 있어 뿌듯했고, 자신감도 생겼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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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꽃게탕과 양송이버섯튀김, 그리고 마지막 딸기 케이크 / 정성껏 고른 재료, 하나하나 손질해 만든 그녀만의 생일 식사. 마무리는 오래 기억될 케이크 한 조각.


식사 후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함께 보기 시작했다. 제주도 배경의 드라마로, 엄마 세대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다. 여주인공이 엄마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엄마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거 네 남매를 위해 힘쓰셨을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케이크를 준비하기 위해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들렀다. 전날 만든 케이크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아, 시판 파운드 케이크 위에 휘핑크림과 딸기를 올려 꾸미기로 계획했다. 손과 휘핑기를 활용해 생크림과 설탕으로 크림을 만들었고, 빵 위를 꾸며 생일 케이크를 완성했다. 자정이 막 지난 시각에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직접 만든 건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준비를 스스로 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다만 평소보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어 많이 피곤했다. 그래도 서울에서 J와의 첫날을 계획대로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직접 준비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생일은 하루뿐이지만, 그날을 위해 쏟은 마음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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