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생일날, 성수동에서 보낸 따뜻한 하루

투움바 파스타부터 포스터 선물, 그리고 늦은 비행까지

by Heedo Shin

#성수데이트 #생일기념 #브런치일기


[J와의 주말]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함께 맞이한 아침,

그리고 J의 생일.

그 하루를 다정하게 채워나간 시간들.


J와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났다. 원래는 오전 8시 30분에 일어날 계획이었지만 피곤함에 한 시간을 더 자고 나서야 겨우 일어났다. 간단히 세수만 하고 아침에 먹기로 했던 꽃게탕의 남은 국물과 함께 J에게 투움바 파스타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투움바 파스타는 J의 또 다른 최애 요리였기 때문이다.


전날 남겨둔 휘핑크림과 우유, 고춧가루, 케첩, 간장, 페퍼론치노, 파마산 치즈 등을 조합해 매콤하면서도 느끼함이 있는 소스를 만들었다. 파스타 면은 예상보다 많이 삶아 일부는 남았지만, 적절히 소스와 버무려 훌륭한 투움바 파스타를 완성했다. 꽃게탕과 함께 먹으니 J도 맛있게 먹었고, 덕분에 굉장히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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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커피 한 잔과 함께 투움바 파스타를 만들었다. 식사 후 남은 기름도 정리하며 하루를 깨끗하게 시작.


설거지와 기본적인 주방 정리는 J가 맡아주었고, 각자 씻고 외출 준비를 하다 보니 본래 11시 30분에 나가려던 계획보다 늦은 12시 40분쯤 외출하게 되었다.


KakaoTalk_20250408_120505999_03.jpg 성수로 가는 길, 당 충전이 필요했던 순간. 평소라면 고르지 않았을 코코넛 커피지만 꽤 괜찮았다.


향한 곳은 성수였다. 예전에 J가 베를린 기반의 브랜드인 032C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포스터를 선물하고 싶었다. 함께 매장을 방문해 포스터를 고르고, 매장 내부의 상품들도 둘러보았다. J가 포스터를 마음에 들어 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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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좋아하던 브랜드 032c. 포스터와 모자, 진열대의 감성이 꽤 강렬했다.


이후 근처를 걸으며 구경하던 중, 통창과 귀여운 미어캣 로고가 눈에 띄는 업사이드 카페에 들어가게 되었다. 음식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요즘, 개인 카페에서는 대표 커피를 따뜻하게 마시고 맛의 의도를 알아보고 싶다. 그래서 아몬드 우유 베이스의 따뜻한 커피를 디카페인으로 주문했다. 예상보다 리치하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J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디카페인 버전은 샷 맛이 약해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아트북 서점을 우연히 발견해 함께 올라갔다. 사진이나 그림만 있는 책보다는 설명이나 글이 함께 있는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특히, 영감을 주는 책은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허용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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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드 카페와 2층 독립 서점. 눈에 띄는 문구와 따뜻한 장면들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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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의 유리한 각도에서 관찰한 사람들의 쉼—그걸 담아낸 대만의 포켓 포토북.


서점을 나온 뒤 공항으로 출발하기까지 약 3시간 반이 남아, 조용히 노트북 작업을 할 수 있는 카페를 찾기로 했다.


KakaoTalk_20250408_123616328_04.jpg 책과 식물이 함께하는 공간. 느긋한 기분으로 둘러본 서점의 한켠.


처음 방문한 구테로이테 카페에서는 빵이 나오지 않아 다른 장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개인 카페 위주의 성수 지역 특성상 콘센트가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기 어려웠고, 결국 유럽 감성의 야외 테라스가 있는 넓고 개방적인 공간을 발견해 들어갔다.


그곳에서 트러플 버섯 피자와 매콤한 치킨 피자 각각 한 조각씩 주문했다. 내게는 다소 딱딱하고 재료가 빈약하게 느껴졌고, 가격도 높았지만, J는 공기층이 있어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좋아해 만족스러워했다. J의 생일인 만큼 그 만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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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 카페에서의 점심.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음식 아이디어는 꽤 인상 깊었다.


식사를 마친 후 노트북을 꺼내 작업하려 했지만, 주변 분위기가 식사 위주이고 손님이 많아 오래 앉아있기 부담스러워 다른 장소를 찾기로 했다. 인근 스타벅스를 찾던 중, KT&G 상상플래닛이라는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을 발견해 그곳에서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며 하루를 정리했다. 소비 없이 전자기기를 충전하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함께 앉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저녁 6시가 가까워질 무렵, 일기의 기본적인 내용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성수역에서 2호선을 타고 중간 환승역을 거쳐 하늘색 라인으로 김포공항에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평일 저녁 2호선의 혼잡함을 고려해 J와 함께 9호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함께 버스를 타고 봉은사역으로 이동한 뒤, 급행 9호선을 탑승하여 J는 신논현역에서 내려 신분당선을 타고 귀가했고, 나는 김포공항 방향으로 향했다.


9호선 급행도 붐볐지만 중간에 자리가 나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김포공항역에는 오후 7시 20분경 도착했고, 탑승장으로 가기 전 역사 내에 있는 '마리짱' 분식집에서 김밥과 튀김을 구입해 먹었다. 또한 소시지 핫바를 하나 사서 탑승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곧 이스타항공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고, 기존 8시 30분 출발 예정 항공편이 연결 문제로 인해 8시 50분으로 지연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HJ 누나에게 지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잠시 뒤 8시 45분부터 탑승이 시작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원래 예정보다 약 30분 늦게 탑승이 시작된 것이다. 항공편 지연에 따른 보상이 있는지 궁금해졌고, 추후 도착 후 인터넷 연결이 되면 챗GPT를 통해 확인해보기로 했다. 오후 9시 6분, 아직 비행기는 출발 전이었다.


이후 비행기는 이륙했다. 기내에서 잠을 자면 밤에 수면을 방해할까 걱정되어 잠을 참고 곽튜브 영상을 오프라인으로 다운로드 받아 보려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잠이 들었다. 착륙 직전에 잠에서 깼고, 하루 종일 누적된 피로를 느꼈다. 복기해보니 전날 늦게 자고 아침 9시 반에 일어났고, 성수동을 많이 걸었으며, 쌀쌀한 날씨 속 야외 활동도 많았던 것이 피로의 원인이었던 듯하다.


오늘 하루의 대부분을 J와 함께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꽉 찬 기분이었다.

좋은 하루는 대단한 이벤트보다, 다정한 순간들이 만든다는 걸 다시 느꼈다.


생일요리 / 성수산책 / 포스터선물

디카페인커피 / 공항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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