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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Feb 14. 2023

해피 메리 밸런타인데이 with 단백질



남편이 몸을 가꾸기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 시작은 다이어트였어요.

결혼식을 앞두고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했던 남편은 모든 유부남들과 마찬가지로 신혼 기간을 지나면서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잔소리를 하면서 살을 빼라고 해서, 그냥 안 먹는 방법으로 살을 뺐어요.

근데 오래가기 쉽지가 않잖아요.

그렇게 뺀 살은 다시 먹으면 찌기 마련이고요.



언제부터인지 유튜브에서 헬스와 식단, 운동 관련된 영상들을 보더니 흔히들 말하는 헬스가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고 회사 헬스장에서 운동을 합니다.

1시간 안에 운동도 하고 샤워까지 다 마쳐야 하기 때문에 밥은 전날 미리 챙겨간 닭가슴살, 구운 계란 등을 1분 컷으로 해치운다고 해요.

집에 와서도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고요.



이제는 유산소까지 챙기고 싶은지 지난주부터는 지하철역과 회사를 오가는 셔틀 통근 버스를 타지 않고 일부러 지하철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거기부터 약 3km 넘게 걸어서 간답니다.

집에 올 때도 통근 버스 안 타고 지하철까지 걸어가고요.



모쪼록 나와 한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 이렇게 건강에 신경 쓴다는 것은 여간 기쁜 일이 아닙니다.

또 저는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백익무해한 취미이자 운동을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행복하고요.

마라톤 대회도 나가보고 싶어서, 다가오는 봄에 여의도에서 열리는 것에 같이 참여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벚꽃 마라톤, 정말 로맨틱하지 않나요?!!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입니다.

전에 초콜릿 회사에 다녔을 때에는 지금이 한창 바쁜 시기였거든요.

사무직 직원들도 모두 예외 없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모든 유통 채널에 지원을 나가 창고에서 큐브박스와 초콜릿, 사탕 따위를 박스 째 챙겨 와 매장에 진열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분류하는 노가다(?)를 유통 업계 전문 용어로 까대기라고 합니다.

까대기를 할 때는 꼭 장갑을 끼고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마치고 손을 씻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많은 기스가 손에 나서 엄청 아프거든요.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요.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날입니다.

10대 소녀일 때는 좋아하는 남학생에게만 주면 티가 날까 봐 (아니 티 나라고 주는 날 아닌가?) 주변 남학생까지 포함해서 여러 명 것을 주었던 적도 있는 것 같고요.


직장인일 땐 아까 말했듯 너무 바빴고요.

결혼 후에는 이런 기념일을 딱히 챙기지는 않으며 살았습니다.

기념일은 서로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정도로만 챙기니까요.



그런데 오늘 저도 출근을 걸어서 했거든요.

1시간 15분 정도 걸어가는데 올리브영이 보였어요.

밸런타인데이 시즌이어서인지 초콜릿과 사탕이 예쁘게 진열된 진열대가 거리에 나와 있더라고요.

어차피 출근 까지는 시간이 넉넉해서 들어가서 구경을 했어요.

그런데 올리브영에는 신기한 제품이 많잖아요.

저는 올리브영에 가면 보통 화장품 쪽은 안 보고 식품 쪽을 보거든요?

근데 프로틴 관련된 간식이 다양하더라고요.

요새는 다들 건강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런 제품이 많이 나왔나 봐요.



유심히 보는데 남편이 치즈 맛을 좋아하는데 마침 치즈 프로틴 쿠키가 있어서 바로 집었습니다.

그리고 브라우니 맛의 프로틴바는 단백질이 12g이나 들었더라고요.

이건 단백질 용량도 맘에 들고 대단히 맛있어 보여서 함께 사게 되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선물을 샀다고 카톡을 날리니까 자기는 안 사서 어쩌냐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여자가 주는 날이니 괜찮다고 했습니다.

귀가 후 보여주니까 "와우~" 하면서 좋아하는 남편의 표정을 보니 제가 더 벅차올랐어요.

그냥 초콜릿을 줬으면 아마 어느 정도 고마워했겠지만 단백질이 있으니까 아주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뭐 단백질을 4시간인가 마다 먹어야 한다고 하루에 6끼인가를 짧은 텀으로 단백질을 먹거든요?

그래서 이따 10시에 먹겠다고 아껴두는 모습이 제법 웃겼습니다.


남편은 진심이에요.

단백질한테요.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달콤한 밸런타인 대신 단백질 밸런타인입니다.


Happy Merry Protein Valentine's Day!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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