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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Mar 01. 2023

언제부턴가 SNL코리아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프레이밍과 혐오의 시대


역시 MZ세대야~




언제부턴가 SNL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SNL 초창기에는 프로그램명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 원작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Live, 생방송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여러 출연진들이 등장해서 생방송으로 가감 없이 연기하고 풍자하는 내용들이 재밌고 신선해서 다양한 밈을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개성 있는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요즘 유튜브에서 자주 보이는 SNL 속 코너 'MZ오피스'는 왜인지 자꾸 볼 수록 불편해 지기만 합니다.







사회학에서 배우는 '프레이밍(Framing) 이론'을 들어보셨나요?


아마 직접적으로 들어보신 적이 없다 하더라도 실생활에서 많이 겪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똑같은 사건을 미디어가 보도할 때, 해당 미디어의 성향이나 가치에 따라 그 사건의 의미가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현상입니다.


같은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 A 언론사와 B 언론사의 논조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초등학교 국어 시간부터 꾸준히 중요하게 교육받아온 내용이 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비판적 사고', 즉 데이터에 대한 '비판적 수용'입니다.


주어지는 모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이것이 올바른 사실인지 검증하고, 또 올바른 사실일지라도 그것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는 것은 개인의 심도 있는 성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나요?






유튜브에서는 가짜뉴스가 판을 칩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보는 유튜브가 그렇다고 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국뽕 유튜브' 있지요? 자막은 엄청 크게 나오고, 사진이나 짧은 영상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유튜브 채널들이요.


우리나라가 가진 자랑스러운 이야기들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히 너무나 긍정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어르신 구독자를 모은 유튜브 채널들이 한 번씩 사고를 칩니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가짜뉴스를 보도합니다.




비단 어르신들만이 대상이 아닙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작금의 '정보 유토피아'.


반대로 말하면 '누구나'를 목표 삼아 아무나 한 명만 걸려라 식의 가짜로 점철된 쓰레기 정보 기관총이 난무하는 '전쟁터'입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나 역시도 총을 맞아 쓰러지는 피해자가 돼버리고 맙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피해자가 되어 쓰러졌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죠.






SNL 코너인 'MZ오피스'에서는 젊은 사회 초년생들을 모두 하나로 싸 묶어 개인주의로 똘똘 뭉치고 문해력과 사회성이 떨어지는 혐오의 대상으로 프레이밍 합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고요.


이미 MZ에 대해 편견의 색안경을 낀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속이 상합니다.


능력과 노력을 선보이기도 전에 프레이밍에 갇혀버린 사람들이 결국 마음을 닫는 슬픈 결말이 자꾸 생각납니다.


아니라고요?


실제로 당신이 회사에서 MZ세대의 만행을 겪었다고요?


그럼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혹시 MZ와는 거리가 먼 당신 회사의 임원분은 어떤가요?


그 임원은 꼰대라며, 라떼는~ 한다며 싫어하진 않으셨어요?


배울 것이 많고 눈부신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세대라고 존경해 마지않았나요?


모든 세대에게 프레이밍을 씌우고 서로를 향한 혐오만이 난무하는 이 시대는 다 타버린 재처럼 팍팍하기만 합니다.


이미 기댈 곳 없는, 살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했기에 '삼포세대'라고도 불려왔던, 20년을 뼈 빠지게 일해도 집 하나 살 수 없다는 이 세대에게 'MZ세대'라는 별명이 너무 무거워 보이는 건 저만의 착시인 걸까요.








지금의 '어쩔티비 잼민이'가 있기 전에 과거의 저는 '초딩즐'이었고요.


사전적 의미로 현재의 저는 'MZ'세대입니다.


미래에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이제 곧 '꼰대'와 '라떼 틀딱'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겠지요.



묻고 싶습니다.

'정보 유토피아'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사람.

그리고 그 앞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 혹시 당신 아닙니까?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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