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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Feb 25. 2023

인간관계에서 덜 상처받는 방법

새 회사는 어때? 사람들은 괜찮은 것 같아?


응. 아직까지는 괜찮아.




인간관계에서 덜 상처받는 꿀팁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평소에 관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고요.


제겐 꽤나 효과가 좋아서 공유합니다.


아 이거 진짜 꿀팁인데. 원래 돈 받고 알려줘야 하는 건데.


이 글을 읽으러 이 제목을 클릭해 들어오신 여러분이라면 아마 뭔가 지금 상처받았거나, 상처받고 있거나, 앞으로 상처받고 싶지 않아 하는 분일 테니 큰 맘먹고 귓속말로 알려드릴게요.


상처받는 이유는 내가 내어준 마음의 무게만큼 상대방은 내게 주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요.

흔히 뒤통수 맞았다고 하듯이요.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요, 바로

"상대방에 대한 영구적, 절대적 판단을 유보한다."

는 원칙입니다.


"그 사람 어때? 괜찮아?" 질문을 받으면, "응,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라고 하지 않고 "응. 아직까지는 괜찮아."라고 말해요.


그 말은 "시절인연"이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글 첫머리에 저와 친구가 나눈 대화를 예시로 실습을 해 볼까요?


저는 회사도 여러 군데를 다녔고 알바도 여기저기 많이 했어요.


보통 새로운 집단에 가면 친구들이 물어봅니다.


"거기 괜찮아? 일은? 같이 일하는 사람은 어때?"


뭐 일은 생각보다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해서 우리가 '상처' 받지는 않습니다.

좀 힘들고 야근이 생기고 체력이 달리고 스트레스가 생길 수는 있지만요.

'상처' 받지는 않아요.



우리가 가진 크고 작은 마음속의 흉터는 많은 부분 사람 때문이지요.


일터이든, 동호회든, 친구사이 든요.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아직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답니다.


좋을 때 안 좋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성격파탄자가 아닌 이상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내 맘대로 상대방은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 놓고, 그렇지 않은 상황이 되면 혼자 상처받는 거예요.


새로 커플이 된 대학생 두 명이 있다고 해 볼게요.


만난 지 열흘 되었는데 안 좋을까요?


이땐 서로 콩깍지가 쓰여있고 좋은 점만 보여주려고 노력하니까 좋기만 합니다.


그럼 이 커플에겐 영영 문제가 없을까요?


일 년 뒤, 이 중 한 명은 먼저 좋은 회사에 취업을 했고, 다른 한 명은 긴 취준생 또는 수험생 생활을 지속한다고 봅시다.


아주 뻔한 클리셰죠?


취업한 쪽은 회사 일에 적응하느라 바쁠 것이고요.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상대가 자신에게 쏟는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서운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근데 여기서 누구 하나라도 잘못한 사람이 있을까요?


제 생각은 아닙니다.


"일 년 까지는" 괜찮았던 거고 그 후에는 서로 달라진 환경 때문에 "이제부터는" 안 괜찮아질 수 있는 겁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과장님 좋아."가 아니라, "우리 과장님 지금까지는 좋아."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덜 상처받습니다.


제 동기의 실화인데요.


과장님이랑 이 친구가 업무적으로 상당히 잘 맞았어요.


오히려 팀장님이 이상한 업무를 시키면 과장님과 이 친구가 함께 힘을 합쳐서 아니라고 말씀드리기도 하고요.


둘 다 서로를 엄청 좋게 평가하던 사이입니다.


그러다 팀장님이 본부장으로 승진발령받고, 과장님이 팀장님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그 후 어땠을 것 같나요?


두 명의 사이가 철천지 원수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 친구는 팀장으로 승진한 구 과장님과의 불화로 이직까지 하게 되고요.


팀장으로 승진한 과장님이 갑자기 성격 파탄자가 된 게 아니고요.


팀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려다 보니 팀원들에게 잔소리도 해야 했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역할이 되었던 것뿐이에요.





"우리 사장님 좋아. 회사에 간식도 놔주고, 점심 식대도 챙겨줘."


근데 사장님이 갑자기 월급이 밀려요.


그럼 그때부턴 하루아침에 노동청 신고자, 피신고자 관계가 되어요.


절대적으로, 영구적으로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은 없어요.


우리가 살면서 맺는 여러 관계는 영구적, 절대적으로 지속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런 관계는 가족이 유일해요.


하물며 가족 중에서도 헤어짐이나 사망 등의 이유로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는데.


우리 인생이라는 선분에서 아주 작은 점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안 좋은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혼자 상처받지 마세요.


지금까지는 좋은 사람이 이제부터는 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이제부터 안 좋은 사람이면 그저 상대의 곁에서 내가 떠나면 되는 거에요.


내가 마음 500g 내준다고 그 사람도 언제까지나 똑같이 500g 내어주지 않아요.


친구 사이에서도 서로 죽고 못 사는 관계였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멀어지잖아요.


친구가 애인이 생겨서, 가족이 생겨서, 다른 바쁜 일이 생겨서, 나한테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시절인연이에요.

만날 시기에 만나고, 멀어질 시기에 멀어지는 거예요.




한 줄로 정리해 보면요.

상대에 대한 절대적 판단을 유보하세요.




그러나, 당연히 이 마음가짐엔 부작용 또한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상대에게 100% 온전히 마음을 내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한계가 있고요.


언제나 상대와의 관계에 약간의 긴장감이 존재하게 됩니다.

언젠간 네가 변할 거라는, 내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그런 긴장감이요.


그러니 내 모든 걸 걸고 한 몸 풍덩 던질 그런 관계로 발전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예를 들면, 평생의 반려자 관계가 되고 싶은 사람)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그땐 상처받을 각오를 하고 마음을 뚝 떼어 모두 상대에게 주세요.


그렇지만 당신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닌 상대에게 상처받지 마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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