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 힘드세요? ...네...

08. 폐가 녹슬었나

by 김이로


무려 6주 만에 댄스 학원에 나갔다.


학원 홀딩을 했던 무렵은 한참 겨울이어서 엄청 추웠다.


회원들 모두가 수업 시작 후 잠시간은 상의 위에 얇은 후드 같은 것을 걸치고 춤을 춰야 할 만큼 추운 겨울.


어느 정도 춤을 추다가 몸의 열기가 올라오면 그때 후드를 벗었었는데.


그마저도 긴팔을 입고 춤을 추는 사람도 많았다.


홀딩을 풀고 다시 학원 댄스실에 오니 세상에.


후드는커녕 반팔도 덥다.


내가 나오지 않은 수업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몸을 흔들었겠지.


시간이 흘러 봄이 오고 있음을 댄스학원에서 느끼고 말았다.


좀 더 낭만적이게, 길거리에 피어나는 꽃으로 느끼고 싶었는데.


쩝. 아무렴 어떤가.


근육이 굳고 관절이 삐걱대는 겨울이 지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전에 다녔던 학원과는 달리 이 학원에선 회원끼리 서로 친하지 않다.


목례도, 눈인사도 안 한다.


신경 쓸 것이 너무나도 많은 현대인에게 이렇게 '무신경해도 괜찮은 사이'가 얼마나 숨 쉴 틈을 주는지.


오히려 편하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전부터 같이 수업을 듣던 이들도 있고, 새로 보이는 얼굴들도 있다.


보통 학기 중 아침 타임엔 적으면 3~4명, 많으면 8~9명 정도가 수업을 듣는다.


아마 방학 기간 동안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테다. 거의 15명?


붐비지 않는 이 시간, 조금 늑장을 부려도 되는 이 시간에 몸을 움직이는 것은 기분이 좋다.


선생님의 워밍업도 6주 동안 조금 바뀌었다.


원래 하던 동작이 아니라 다른 동작으로 바뀐 부분에선 혼자 습관처럼 원래 동작을 하려다가 바보 같은 몸짓을 하기도 했다.


뭐 어때. 남들은 원래 서로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특히 춤을 출 때는 자기 동작을 해내는 것도 벅차서 남은 볼 여유도 없다.








오늘은 기존에 하던 Kpop 댄스가 아니라 외국 곡으로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코레오 수업을 들었다.


곡은 힙하고 멋진데 춤추는 나는 진심으로 숨이 차올랐다.


동작들도 과격한 것들이 많아서 발차기에 양손 잡아 돌리기에...


내일 분명 근육통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또 근육통이 있어 줘야 기분이 좋다. 열심히 한 느낌이 나니까!)


6주 동안 몸을 놀리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폐가 녹슨 기분이다.


아니 진짜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겨우내 꽁꽁 싸매고 거북이처럼 목을 움츠린 대가는


"이 정도는 제가 의사 생활 하면서 15명 정도 환자를 보면 1등으로 심한 정도입니다."라는 신경외과 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와,


마스크를 기어코 벗어버리고 말았던 오늘의 댄스 수업의 호흡 부족이다.


흠. 생각보다 심각하군.






4월 6일이 댄스 마지막 수업이다.


원래 가장 좋아했던 줌바를 다시 들어볼까?


줌바는 다 좋은데 회원들 간의 친목이 강한 운동이다.


나는 그 친목에 끼고 싶지 않은데 그걸 거절하는 것도 일이다.


두 번째는 번지 피지오.


띠용때용 하네스에 매달려서 공중과 바닥을 오락가락하며 하는 운동.


순전히 재밌을 것 같아서 흥미가 간다.


원더걸스 출신의 안소희가 하는 운동으로 유명한가 보다.


세 번째는 플라잉 요가.


사실 요가랑 필라테스는 그렇게 선호하는 운동이 아니다.


정적인 운동보다는 동적인 운동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전에 요가 대신 플라잉요가를 3개월 정도 했었는데, 해먹에 매달리는 것이 꽤나 재밌고 역동적이며 뻣뻣한 내 몸이 펴지기에 좋은 자세들이 많았다.


(좋게 말해 이 정도지, 아주 나쁘게 말하면 능지처참과 비슷한 자세들이 많다;;)


다만 이쪽은 다른 종목들보다 가격이 높아서 망설여진다.


결국 댄스를 재수강해서 다시 들어야 하나.


뭐가 되었든 운동을 해야겠다.


그래도 30대 들어서는 찔끔찔끔 이래 저래 운동 종목들 찍먹을 해보고 있다.


이 중에 재밌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줌바 할 때 진심 인생 운동이었어서 월수금을 하루도 안 빼놓고 몇 개월을 다녔다. 흑흑. 코로나로 폐강되고, 이사를 와서 다시 그 센터에 못 가는 것이 아쉽다.)


날이 좋으니 걷기는 무료 서비스!








오늘 코레오를 배우고 마지막에 느리게 3번, 빠르게 3번 연습한 뒤, 카운터 영상이랑 음악 영상을 찍었다.


진짜 너~~~~ 무 너무 숨이 차서 마스크 내리고 무릎을 짚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회원님, 힘드세요?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끄덕였다.


그러자 선생님이, "보통 힘드냐고 물어보면 거의 괜찮다고 하시는데, 이 회원님은 정말 힘드신가 봐요...."


계속 숨을 몰아 쉬며 나는 눈으로 웃었다.


(내 마음의 소리: 네. 선생님. 저 정말로 힘들었어요. 앞으로 남은 수업은 홀딩 안 하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마치겠습니다. 헥헥.)




오늘의 댄스 한줄평

박효신이 부릅니다. 숨.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