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이 글은 현재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연대기로 정리하는 시리즈 글입니다. 브런치와 네이버 카페 강한 영어학원 만들기에 업로드합니다.]
1화 영어 이름으로 제니퍼를 정했는데 철자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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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으로 다니게 된 어학원에서는 딱딱한 문법이나 독해 수업이 아니라 Let’s Go 라는 코스북 교재로 신나게 회화 표현들, 단어들, 간단한 문법들을 배웠다.
이 코스북은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되는 정말 좋은 책이다.
난 워낙에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고, 또 스스로 엄마에게 졸라 학원을 다니게 되었으니 매 시간 손을 들고 말하고 대화하고 즐거운 수업 시간을 보냈다.
수업 시간에 최초로 ‘외운’ 영어 문장이 아직도 기억난다.
I have something to tell you.
Jenny 선생님께서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꼭 이 문장을 영어로 말한 뒤 이야기 하도록 지시하셨다.
그 덕에 아직도 이 말을 되뇌면 어린 시절 학원 교실에 있던 내가 떠오른다.
how와 who도 구분을 못 해 우물쭈물 하던 나에게는, 영어 문장을 외워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만큼 커다란 도약이자 비상한 발전이었다.
학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인지, 학기에 한 번인지 전체 학원생을 대상으로 성취도평가 같은 시험을 봤다.
그 시험에서 1등을 하면 학원비 전액 장학금, 2등이랑 3등은 반액 장학금 등의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포상을 했다.
학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있는 게시판에도 1등 OOO 이라고 크게 붙여주셨다.
나도 몇 번 순위권 안에 들어서 장학금을 탄 기억이 난다.
당시 원장님은 눈이 크고 수업을 즐거워하는 나를 두고 학원 홍보 전단지 모델을 할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던 것도 기억이 난다.
거기 까지는 좀 부끄러워서 고사했는데, 아직도 예뻐해 주신 원장님의 마음이 감사하다.
그렇게 1~2년 정도 학원 생활을 한 것 같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었고, 처음 참여해보는 핼러윈 행사도 진심으로 준비했다.
집에 있는 빨간색 체크무늬 담요를 망토처럼 뒤집어 쓴 뒤, 파리바게트에서 케이크를 사면 끼워주는 플라스틱 칼을 잘라 빨간색 매직펜으로 피처럼 꾸며 머리띠를 만들어 쓰고 가기도 했다.
아마 중학생이 되기 전에 어학원을 그만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10여년도 더 지난 후, 엄마는 나에게 충격적인 진실을 하나 말해준다.
그 진실을 듣고 난 후 나는 복합적인 감정에 휩쓸려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다음 편에 계속>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