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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May 17. 2023

쌓이는 시간과 흐르는 시간

“쌤, 영어 성적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해요?” 


아이들은 매번 저렇게 묻는다. 


답을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만, 성적을 올리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제일 먼저 해주는 답은 단어 외우기다. 


영어를 잘 하려면 단어를 외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 


수학을 잘 하려면 구구단을 외워둬야 하는 것처럼. 


피아노를 잘 치려면 손을 풀기 위해 하농을 연습해야 하고, 어떤 종목의 운동선수이든 기초체력 단련을 위한 유산소와 코어운동을 필수로 훈련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 동안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아주 유명한 1만 시간의 법칙.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수준까지 올라서려면 이렇게 지루하고 지난한 시간들을 쌓아내야만 한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흙구덩이에 데구르르 구르는 재미없고 힘든 시간들. 


하지만 이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새 단단한 터가 닦이고 무엇도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반면에 자기 전 1시간 동안 아무 영양가도 없는 인터넷 기사와 유튜브를 보면서 허비하고 TV와 넷플릭스 예능을 보는 시간들은 흐르는 시간이다. 


손에 잡히지도 않으며, 그 위에 무언가를 올리고 세우고 이룩할 수 없는 흐르는 시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잠시간은 이 흐르는 시간도 필요하다. 


내 하루의 시간은 어떤 비율로 나누어져 있을까. 


스트레스를 푼다면서 흐르는 시간의 비율이 너무 높지는 않나? 


그러다 보면 손가락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 결국 할 일을 하는 쌓이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투정하고 있지는 않나. 


할 일이 너무 많아 시작할 용기가 안 난다는 것은 핑계이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아무리 긴 실타래라도 하나씩 풀어 가면 되는 것이다. 


다만, 묵묵히, 시간을, 쌓아가면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라고 말한 누군가의 말처럼.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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