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로 Jul 27. 2023

대치동 아이들도 연애를 할까요?

정답은 예스입니다.


퇴근길 버스에 올라 타 뒤 쪽에 2인석 자리 창가 쪽에 몸을 실었습니다.


뜨거운 태양빛 아래 메말라가는 주꾸미처럼 몸을 옹크리고  창에 늘러붙었습니다.


바로 앞 2인석 자리에도 여학생과 남학생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공부하느라 힘들 나이지.'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학교와 학원을 누비며 이제서야 집에 가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기특하기도 하고요.






류장 하나가 채 지나지 않아, 앞좌석의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어깨동무를 합니다!


오우. 둘이 아는 사이였구나. 아니, 매우 절친한(!) 사이구나.


에어컨이 틀어져 있긴 했지만 사람이 많이 들어찬 버스라 그렇게 시원하진 않았거든요.


게다가 버스에 탄 지 얼마 안 되어서 몸에 열이 채 식기 전이기도 하고요...


둘이 딱 붙어서 무슨 이야기를 저리 재밌게 하는지, 남학생은 짐짓 점잖은 척을 하고 여학생은 머리와 몸을 기울려 남학생에게 기댔어요.





여기가 바다라면 나는 쪼그라 든 주꾸미, 저들은 한 쌍의 아름다운 해변의 커플.


대치동 아이들도 연애를 합니다. 당연히도요.



그리고 주꾸미는 끈적이는 다리를 흐느적거리며 달빛 아래 귀가조치 합니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매거진의 이전글 왜 꼭 사장님은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전화하는 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