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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Aug 10. 2023

태풍 오는 날의 일기 1



오전 9시 2분 줌바 출석. 태풍 때문인지 평소보다 출석률은 70% 정도.


2분 지각을 해서 이미 춤을 추고 있는 선생님과 눈으로 멋쩍게 인사를 하고 팔다리를 휘두르며 댄스 삼매경에 빠졌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회원 바로 옆 자리에서 줌바를 했다.


좋아한다고 했지만 말 한마디 해 본 적 없다.


그냥 항상 센터에 서서 춤을 정확하게 추셔서 눈길이 가고 나처럼 월, 수, 금반과 화, 목반을 모두 수강하는 분이라 내적 친밀감이 있을 뿐이다.


아마 나보다는 언니 같은데 괜히 동경하게 되고 보면 기분이 좋다. 변태인가? ㅎㅎㅎ


반면에 월, 수, 금반에 내 옆에 서는 어떤 분은 춤을 너무 과하게 – 굳이 말하자면 오두방정 느낌으로 – 춰서 매번 거슬리고 신경이 쓰인다.


사실 그 사람은 열심히 하는 것뿐이고 남한테 피해 주는 건 없는데 왜 이렇게 보기 싫은 지 모르겠다.


내 마음먹기에 따른 문제 같다.


어차피 그 사람이 월, 수, 금마다 나오는 건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고정 값.


그 사람을 싫어하면서 매 수업마다 불편해할 것인지, 그냥 흐린 눈을 해서 맘 편히 춤출 것인지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값.


답은 알고 있지만 실행은 쉽지가 않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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