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이야기
그렇게 병실에는 나 혼자 남았다.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아이가 몸을 틀 때면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배 안에서 커다란 움직임이 느껴질 때마다 두려움도 함께 몰려왔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손이라도 잡아달라고.
내 소리 없는 외침이 닿기라도 한 걸까.
젊은 여의사가 병실로 들어와 내진을 하겠다며 다가왔다.
하얗게 질린 내 얼굴을 한 번 훑어본 그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첫 출산은 원래 오래 걸려요.”
마치 내가 괜히 호들갑을 떠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말투였다.
순간 울컥했지만, 그래도 혼자 남겨진 것보다는 나았다.
밥을 먹고 돌아온 남편은 시트에 묻은 피를 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윽, 징그러워.”
나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 보기 힘들면, 나가 있어.”
말이 끝나자 그는 망설임도 없이 병실을 나갔다.
그 모습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여의사가 낮게 중얼거렸다.
“아니, 어떻게 아빠라는 사람이…”
그리고 그녀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는 연민과 씁쓸함이 뒤섞여 있었다.
진통이 시작된 지 열 시간이 지나 분만실로 들어갔다.
“산모, 힘주세요!”
의사의 구령에 맞춰 이를 악물고 힘을 주기를 반복했다.
몸은 이미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오직 아이만 생각했다.
그저 무사히,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주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그때 갑자기 공기가 달라졌다.
“정형외과 호출하세요.”
의사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고, 분만실은 분주해졌다.
설명은 없었지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 와중에도 이상하게 정신은 또렷했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순간, 10시간 동안 이어진 고통과 두려움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제가 자연분만으로 받은 아이 중 가장 큰 아이네요.”
의사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말했다.
아이가 너무 커서 나오는 과정이 위험했다는 말이 공기처럼 흩어졌다.
나는 떨리는 팔로 아이를 품에 안았다.
따뜻한 체온과 부드러운 숨결이 가슴에 닿자,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이가 건강하게 세상에 태어나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내 눈앞에는 작고도 완전한 생명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더 이상 혼자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