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번째 이야기
“아이는 하나면 충분해.”
둘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편이 되풀이하던 말이었다.
그걸 알면서도, 아이가 자랄수록 마음속 고민은 점점 더 깊어졌다.
오래 맴돌기만 하던 생각은, 어느 저녁 식탁 위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옆자리에서 아이는 숟가락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작고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는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숨을 한 번 삼키고, 남편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리…, 둘째 갖는 거 어때?”
순간, 남편의 표정이 굳었다.
“뭐?”
“딸 하나… 더 낳고 싶어.”
그의 얼굴에 냉소가 스쳤다.
“그게 맘대로 되는 거야?”
“모르지… 그래도….”
“싫어.”
단호한 대답이었다.
“아이 하나만 더 낳자.”
나는 쉽게 물러서지 못했다.
간절함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는지, 남편은 잠시 말을 잃었다.
짧은 침묵 끝에,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난 하나로 충분해.”
알고 있다.
하나뿐인 아이에게조차 마음을 온전히 내주지 않는 사람에게, 둘째라는 말이 얼마나 버거운지.
싫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몇 차례 짧은 실랑이가 오간 뒤, 남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마치 적선을 하듯 덧붙였다.
“그럼, 약속해.”
“뭘?”
“네가 낳고 싶다고 했으니까, 나한테 힘들다고도, 도와달라고도 하지 마.”
그 말은 식탁 위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마침 아이가 숟가락을 떨어뜨렸고,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숟가락을 주워 들었지만, 속은 이미 얼어붙어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묶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기대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