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섯 번째 이야기
그 시절을 떠올리면,
남편이 늘 차갑기만 한 건 아니었다.
가족 행사가 있을 때면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곳에서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아이를 안고 웃고, 내 어깨를 자연스럽게 감싸며 친척들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 앞에서 사람들은 말했다.
“네 남편이 최고야.”
그 말이 방 안에 울려 퍼질 때마다, 나는 따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천천히 가라앉았다.
밖에서는 이렇게 다정한 사람이, 집 안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어 가슴에 돌덩이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집에서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해도,
그 말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했다.
돌아오는 건 늘 같은 말이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더 바라면 욕심이지.”
나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밖에서만 다정한 남편도 괜찮은 걸까.
남들과 함께 있을 때만 나와 아이들에게 친절한 사람이 정상일까.
그 질문들은 답을 얻지 못한 채 내 안에서 맴돌았고,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씩 균형을 잃어갔다.
생각해 보면, 내 생일과 결혼기념일 역시 그가 유난히 애쓰던 날이었다.
커다란 꽃다발, 미역국, 정성스러운 카드.
그 순간만큼은 내가 분명 사랑받는 아내 같았다.
그러나 그 외의 날들,
내가 아플 때, 아이들이 열이 날 때, 밤에 홀로 울고 있을 때 그는 없었다.
그 부재는 너무나 선명해서 나를 아프게 했다.
화려한 이벤트보다 평범한 날의 작은 다정함이 더 절실했음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늘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마치 두 얼굴을 가진 사람 같았다.
밖에서는 모두가 칭찬하는 남편,
집에서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는 남편.
그 사이에서 나는 기대와 상처 사이를 오가며 서 있었고, 어디에도 완전히 설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