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무튼 서재 후기

책을 사랑하는 목수의 이야기

by Nos

INTRO


책을 좋아하는 독자분들은 모두 자신만의 서재를 갖기를 꿈꿀 겁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거나 독립한 분들은 이미 자신의 서재를 갖고 계실 것이며,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분들은 아직 꿈꾸고 계실 수도 있겠네요.


요즘은 전자책이 워낙 활성화되어, 태블릿 하나만 있어도 도서관 부럽지 않은 책들을 소장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서들로 가득 찬 공간만이 주는 이 서재의 느낌은 독서가분들은 누구나 원하는 공간일 겁니다.


전통적으로 서재라 하면, 책상과 의자 책장만 있어도 충분한 공간이죠.

이 가구들은 모두 목수가 만들 수 있는 가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목수가 직업인 작가님은 어떤 서재를 꿈꿀까요?


<아무튼 서재>의 작가님은 특이하게도,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서재의 가구들에 대해 몰랐던 지식과 관점을 제공해 주셔서 꽤나 재밌게 읽을 수 있었네요.


그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


서재는 단지 책을 보관하거나 읽는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선 선비들의 사랑방에서 보듯이 서재는 공부와 수양, 휴식과 취미활동, 그리고 교류가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무엇보다 한 개인이 자신과 마주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모든 행위를 도모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서재는 단순히 책만 쌓인 공간이 아닙니다.

책이 쌓여있으면, 그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정신수양을 하고 거기서 그냥 휴식을 취하기도 하죠.

휴식을 취하며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도 하는, 고독하고 고요하지만 외롭지는 않은 공간.

그래서, 책을 읽지 않을 때에도 서재에 있고 싶은가 봅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유용함을 파악하고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다.


유용함과 아름다움은 그것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있어야만이 더 많이 알고 깨달을 수 있어서, 공부는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문장이네요.


세상이 정한 방법에 ‘적응’하는 것이 성숙한 삶의 척도가 아니라는 깨달음도 주었다.


나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저 세상이 정한 방법에 따라 레이스를 달리는 것은 성숙한 삶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정한 방법은.. 말 안 해도 아실 겁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세상이 정해준 방식에 적응하는 것보다, 나만의 방법을 재정립하는 것이 훨씬 더 고독하고 용기가 필요한 길입니다.


멸시도 당하고, 심하면 핍박도 당할 수 있는 그 길에서도.. 결국 용기 있게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낸 사람만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겠죠.


책은 주인의 손보다 책장에 더 오래 머문다. 책을 사랑한다면서 책장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생각해 보면, 책을 읽는 순간은 몇 시간 남짓.

그 외의 수백 ~ 수천 시간이상은 책장에서 머무는 게 책들의 운명이죠.


말 그대로, 책들의 집이자 침대라고도 할 수 있는 책장을 그저 소홀하게 다루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작가님 본인만의 주관이 좀 뚜렷하여 불편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중요한 걸 놓쳤던 게 아닌가 싶었던 문장입니다.


당장 내가 책을 읽는 몇 시간보다, 수천 시간 이상을 함께 할 책장의 존재도 고려하는 것.

목수였던 작가님만의 독특한 관점이자 통찰이었네요.


프랑스혁명과 계몽주의 서적들의 연관성에서 보듯이 나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고전이 아니라 대중소설, 잡지, 만화책처럼 일상적이고 직접적인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저 한 순간의 고전을 읽는 것보다, 우리가 끊임없이 접하는 대중매체 속의 내용들이 나를 바꾼다고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아무리 감명 깊은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그 책이 나를 바꾼다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우리는 동기부여 강연이나 책을 읽고 불타올랐다가, 다시 확 꺼지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테니까요.

나를 바꾸는 것은 그렇게 갑작스러운 불길이 아니라, 잔잔하고 끊임없이 지속되는 불길입니다.

그 불길은 고전 같은 훌륭한 책보다는 내가 일상에서 주로 접하는 매체들이죠.


END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님 답게, 서재에 이용하는 가구에 대한 통찰력 있는 관점이 재밌었던 책.

서재는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나의 정신을 고양시키면서 수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네요.


아직은 원룸에 살아가는.. 작디작은 사회초년생이지만, 언젠가 저도 저만의 서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길 다짐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무튼 산> 에세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