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작가님이 담담히 전하는 몸과 마음에 대한 탐구
이슬아 작가님의 그 유명한 일간 수필집을 보고 났더니 다른 수필집도 읽고 싶어 져서 읽게 된 책 <심신단련>
작가님의 글은 한 번 읽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른 글들도 계속 읽고 싶어 집니다.
담담한 문체 속에 섬세한 생각과 감정, 생각지도 못한 통찰까지 묻어 나와서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읽게 된 또 다른 산문집 <심신단련>
"일상을 지탱하는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산문집으로 소개된 이 책은 집, 몸, 마음, 돈, 프리랜서의 삶 등을 주제로 한 책이라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간단한 문장 여러 가지만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그가 불행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지 않으려고 애쓴 것을 나는 안다. 스스로를 홀대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낸 것도 안다. 요즘엔 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하마의 뒷목에서 작은 긍지를 본다. 가까이 있는 사람만 알아챌 정도로 조용하지만 분명한 힘
인생은 고통이기에, 사람은 기본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불행한쪽으로 흐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불행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이겠죠.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고, 고통을 감수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두 불행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지 않기 위함입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어느새 불행은 우리의 발밑에 다가와 서서히 우리를 잠식시킵니다. 그 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순간에도 심신을 단련하며 불행을 대비할 수밖에 없죠. 사서 고생, 고통을 겪는 이러한 일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우리는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긍지'를 얻게 되죠.
그 긍지는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분명히 알아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불행의 디테일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정확히 불행해지는 존재 같았다.
불행이 디테일을 가지게 된 다는 것은, 불행이 그만큼 자주 찾아왔다는 뜻이죠.
자주 찾아온 불행은 내 삶에서 점점 구체적인 모습을 띄게 되어 결국, 내가 인지를 하게 됩니다.
그때 문득, 나는 불행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게 되고 비로소 불행해지게 됩니다.
가난을 불행이라고 쳐봅시다.
돈이 없어서 서러웠던 순간이 지속적으로 쌓이다 보면.. 내가 그동안 돈 하나 때문에 놓쳐야 했던 행운이나 서러운 감정들을 하나하나 느끼게 됩니다. 결국, 어느 순간 온몸을 잠식할 만큼 차가운 서러움이 내 눈앞에 나타나며 비로소 불행의 모든 모습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어떤 부끄러운 짓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세상 모든 사람을 속여도,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뻔뻔하기도 하지만 꽤나 정직하기도 해서 부끄러운 짓을 하면 스스로 부끄러운 짓임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 부끄러운 짓을 반성하고 고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게 된다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짓입니다. 그 상처는 제때 치유하지 않으면 흉터로 남아 내 삶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나는 임을 기대하게 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만이 아주 아픈 외로움을 줄 수도 있었다.
누군가를 기대하게 해 놓고, 그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사람은 아주 아픈 외로움을 주게 되죠.
그래서, '임'을 가진 사람은 그 임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나를 사랑해 주는 '임'을 상처 입히는 행동은 해서는 안되니까요.
친절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은 얼굴을 서로 드러냈을 때 비로소 전개되는 우정의 영역에 말이다.
처음엔 서로 예의를 차리며 친하게 지내다가, 이제 서서히 익숙해졌을 때 사람은 본색을 드러내게 됩니다.
친절한 모습이 아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영역의 우정이 전개되죠.
꼭 우정뿐만 아니라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충돌하게 됩니다.
그 충돌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영역의 우정과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경험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사랑과 우정은 더 깊어질지, 아니면 갈라질지가 결정됩니다.
사랑으로 하는 동안에는 나쁜 일이 자신을 온통 뒤덮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나쁜 일이 나쁜 일로 끝나지 않도록 애썼다. 우리가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 어떤 일에서든 고마운 점을 찾아내는 이들임을 기억했다
나쁜 일이 나를 온통 뒤덮게 되면, 연인을 신경 쓸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어떤 나쁜 일이더라도, 그 일 속에서 무언가 배운 게 있다면 그 일은 나쁜 일로 끝날 수 없습니다.
향후에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우고 준비해야 합니다.
나쁜 일도 결국, 그 일에서 배움과 성장을 하게 된다면 미래에는 좋은 일로 바뀌게 됩니다.
그게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만이 가진 힘이죠.
어떤 일에서든 고마운 점을 찾아내는 이슬아 작가님과 하마의 성숙한 사랑을 볼 수 있었던 문장이었습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심신을 단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일 때는 누구나 자신에게 친절하고 배려받지만, 어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되었을 때는 크나큰 책임감과 시련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 고통의 여정 속에서, 제대로 심신을 단련하지 않았다면 삶의 큰 무게에 누군가는 주저앉을지도 모릅니다.
그 무거움을 견뎌내고, 행복과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단련은 결국 고통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그 고통을 애써 받아들이며 더욱 성장해 나갈 수밖에 없네요. 말로는 쉽지만, 사실은 그 고통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서 걸어가는 게 어른이고, 그 여정이 바로 '인생'이겠죠.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 속에서 단련된 심신은 어느 순간 인생의 힘든 일마저 즐거움과 성장의 기회로 보게 해 줄 것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행복'을 맛보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