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퇴사를 하며 나온 후기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한 달 만에 퇴사를 했습니다.
사람들도 다 좋았지만, 퇴사를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업무가 제 적성과 흥미에 맞지 않아서.
제 전공과도 관련이 있는 곳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뭔가 더 알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하기 싫다는 마음만 생겼습니다.
솔직히 좀 이상합니다.
저는 배우는 걸 좋아하고,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열정적으로 이것저것 하고자 하는 사람인데 왜 이런 마음이 생긴 것인지.
고작 3년 만의 직장생활만에 이렇게 일하기 싫은 마음이 생긴 건지.
이전에는 어떤 일이든 배우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수습기간 중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참 철없고 비난받을만한 행동을 했습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사람들도 좋은 회사를 그렇게 쉽게 나오냐고요.
작은 중소기업이긴 했지만 연봉도 나쁘지 않았고, 복지도 괜찮았던 곳인데..
도대체 제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걸까요?
곰곰이 생각을 해 본 결과, 제가 이렇게 바뀐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어 졌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꿈'이라는 게 생긴 것이죠.
원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긴 했지만, 마음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제 전공을 살려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고, 페이도 적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쪽으로 전문성을 살리고 커리어를 쌓아간다면, 먹고사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직장'이라는 것에 환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상한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존중을 받으며 일을 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이 조직생활의 구조와 역학 자체가 저라는 '개인'과 맞지 않았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누가 이 직장생활이라는 게 맞아서 일을 다니겠습니까.
이게 체질적으로 맞는 사람은 1% 정도겠죠.
다들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가슴에 사직서를 계속해서 품기만 한 채 출근을 하는데 말이죠.
저도 수많은 직장인들처럼 그렇게 살아가려 했습니다.
다만, '꿈'이라는 녀석이 저를 그렇게 놔두지 않았습니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꿈은 내 삶에 침투하여, 꿈을 위해 나의 모든 시간을 쓰길 원합니다.
모든 흥미와 관심을 본인한테 주길 원하는 아주 이기적인 녀석입니다.
이 녀석 때문에,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고 그 먹고사는 데에 있어 가장 확실한 생계를 제공해 주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저는 아직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해결하지도 못하는데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의 직장들은 저의 에너지와 시간을 대부분 바치길 원하죠. 하지만, 제 꿈은 이걸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생활비만 벌게 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게 한 뒤, 그 남은 시간과 에너지들을 몽땅 자신에게 바치길 원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다시 직장을 나와 방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방황이라고 하기엔 좀 다르네요.
제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인생의 방향성은 결정되었으니 말입니다.
다만, 이 '꿈'이 제 생계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이죠.
결국, 저는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나, 기간제근로, 계약직 일을 하며 최저로 해결하고, 남은 시간은 몽땅 꿈에 바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이 보장된, 저의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포기하고 다시 출발하는 이 삶은 외부의 시선에 봤을 땐 이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남들이 이해를 해주는 순간은 저의 꿈을 이뤄 어느 정도의 성공과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 나서부터 일 겁니다.
그때까지는 고독과 외로움, 심하면 멸시도 간간이 받는 길을 걸어야겠죠.
이렇게 되고 나니, 이제 저는 다시 남들처럼 직장에 돌아가서 조직생활을 할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내 가슴속에 어느새 자리 잡은 '꿈"이라는 녀석이 직장생활을 못하게 하는 걸 느꼈으니까요.
직장을 벗어나게 해서 '지옥'으로 불리는 밖을 돌아다니게 하는 이 '꿈'에게 제30대를 한 번 바쳐볼 예정입니다. 저의 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 되도록 죽을힘을 다해 노력할 수밖에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