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독일로 온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6살 아이.
갑자기 모든 환경이 바뀌고, 갑자기 독일어를 해야 한다.
갑자기 에어컨이 없이 여름을 보내야 하고,
어디를 가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말을 하지도 못하게 된다.
왜 이렇게 계단이 많은지, 엘리베이터는 왜 없는지, 갑자기 열쇠로 문을 열어야 하고, 갑자기 갈 곳이 한 군데도 없어졌다.
방학 때는, 한국 아이들은 학원에 다닐 동안, 이 아이는 여기서는 다닐 곳도 없으니 자유이다. 부모님은 사교육 전쟁을 안 해도 되어,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니까 좋은 점만 보고 계셨었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그래,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현실적인 다른 한쪽 면을 못 보고 있던 것임을, 곧 아시게 될 것이니까.
어른도 힘든 현실을, 아이들이라고 안 힘들까.
사교육을 찾으면 있겠으나 그 누구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없기에,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는 거, 그래서 사교육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성장하는데, 고학년의 공부는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이냐 라는 생각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은, 부모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고, 자연스레 고등학교 졸업은 점점 더 멀어진다.
다 기억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럼 독일식으로 어떻게 이해시켜 줄 것인지, 어떻게 누가 설명을 해줄 것인지...
고민해 보았나, 묻고 싶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말씀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서점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문제집, 학교에서는 특유의 독일식 설명으로 쉬운 것도 어렵게 꼬아내는 교육시스템, 학원도 없다.
그런데, 성적이 안 좋으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유급 대상이다.
"도대체 어쩌라고!?" 독일 사람들도 불만이 가득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공부를 원하는 아이, 부모는 집에서 동동거린다.
얼마 전 남편 회사 직원 중 독일인 한 분은, 엄마가 영어와 독일어를 봐주고 있는데, 아빠가 수학과 물리를 봐주지 않아서 유급을 하게 됐다며... 아이들 공부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로 결국 이혼을 하고 말았다.
이게 현실이다.
그 누구도 "애들이 공부는 혼자 알아서 해야지"라고 절대 말할 수 없다. 물론 5학년때 직업학교로 선택하여 간 아이들은 좀 덜 하겠지만, 거기도 당연히 유급이 있기에, 당연히 기본은 해줘야 한다.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학교 가기 무서워요, 첫날부터 선생님이 너무 소리를 질러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애들도 소리 질러요. 독일 학교 무서워요. 한국 가고 싶어요.
여기 사람들은 슈퍼에서는 돈을 던지고, 빵 가게에서는 빵 봉지도 던지고, 학교에서는 책도 던지고. 왜 그러는 거예요? 학교 안 다니면 안돼요?"
나는...
그냥 말없이 안아주었다.
'아가야... 나도 20년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