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일에는 새로운 다이어리의 제일 앞 장에
올 해의 목표와 소원을 적어본다.
어느 해는 소원이 많기도 하고,
어느 해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결해야 할 일들만 잔뜩이기도 하다.
2025년 1월 1일에는 반드시 되어야 하고 그리고 소원하는 중요한 총 10가지의 일을 적었다.
3월이 지나고 2개를 해결하여 스마일 표시를 하였고,
6월이 지나고 5개를 해결하여 스마일 표시를 하였다.
이제 9월 말,
이번 주에 총 2개를 스마일 표시를 하여 클리어가 되었다.
9월의 달력을 적어 내려 보다가, 그때 당시에는 앞 날을 알 수 없는 다가올 의무에 의한 소원과 해결되어야만 하는 필수적이었던 조금은 추상적이고 아리송했던 미래의 계획들이 완료가 된 것을 보고, 순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얼마나 뛰었고, 얼마나 마음 졸였었고, 얼마나 안도의 한숨이 쉬 어었는지...
지난겨울, 봄, 여름, 이제 가을에 접어들면서, 중요했던 그날들의 옷차림, 날씨와 걱정과 긴장, 분노와 기쁨, 두근거림과 설레임 등의 많은 감정들이 하나하나 다 떠올라서, 잊고 싶기보다는 간직하고 싶어서 적어보았다.
나머지 하나가 남았다.
그것은 바로, 가족과 음악 연주회를 가는 것이다.
올해 이 일들이 다 마무리되면,
진정 20년 동안 살았던 것이 그리 헛되지 않았던 것이라는 눈에 보이는 증거가 남고, 힘들었던 상황들이 정리가 될 것이고, 조금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겠고, 덜 억울하고 덜 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면 가족들 모두의 고생을 위로하고 또한 축하하며 멋진 공연을 같이 보러 가는 것이 바람이었다.
일주일에도 정말 많은 공연들이 있는데, 강수진 발레리나의 독일 마지막 무대를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음악을 정말 사랑하고, 그 숱한 엉망진창의 날들 속에서도 매일 조금이라도 피아노를 치고 악기를 연주하는 나는, 정말 멋진 연주회를 가보고 싶다.
어제 아이들과 남편에게 다이어리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봐... 우리 정말 말도 안 되게 고생했다" 하니,
남자 세 분이 즉시 이야기한다.
"주말에 10월 공연들 보고 골라서 티켓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