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by Traum

며칠 전, 큰아들이 학교 정치 선생님으로부터 경연대회 참가 추천을 받아 왔다.

추천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들의 노력과 관심이 선생님께서 눈여겨보셨다는 뜻이라 마음이 흐뭇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다.

학교에서 이미 아이가 담당 교사인 독일어 선생님과 상의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나가면 당연히 좋고, 나도 정치 선생님도 도울 거야.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너는 지금 이미 많은 직책과 일을 하고 있어.

쉬는 시간과 부담도 꼭 고려해서 잘 생각하고 결정해야 해.

만약 대회에 나간다면, 학교에서는 너 혼자야. 넌 충분히 나갈 자격이 있거든. "


일단, 아들은 많이 놀랐다고 한다.

계속 10학년까지 정치 과목에 최고 점수를 받는 본인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는데, 선생님들과 상의를 할수록 아이는 더 놀라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이번 주말, 아들은 집에서 엄마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 주제는 마음에 드는지,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하여 충분히 고민하고, 엄마의 의견과 아빠의 의견을 참고하여 스스로 선택할 시간을 가진 것이다.



오늘 일요일 오후.

결국 아들은 도전을 선택했다!


경연대회는 주정부에서 주최하며, 흥미롭고 시사적인 정치 주제를 다룬다고 한다. 학생들은 정치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도록 장려하는 주정부에서 개최하는 대회라고 한다.


물론 우리는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고, 그 대회에 아이가 추천을 받는다는 건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시험과 공부,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 저학년 과외활동 수업도 이끌며, 학교 회장으로서 회의 진행 준비까지. 부담은 분명 있지만, 동시에 아들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했다는 점이 가장 값지게 느껴진다.

어느덧 이렇게 컸구나... 싶고,

대부분이 독일애들, 부잣집 애들, 다른 배경까지 화려한 애들 등등 수많은 아이들이 있는데, 이렇게 놀랍고도 멋진 소식을 알려준 아이에게 마냥 고맙고, 기특하기만 하다.


아이에게는 대회가 부담이 아니라고 한다.


" 엄마 아빠, 이 정치 선생님은 사실 나와 수업에서 만날 기회가 이젠 없어. 지난 10학년으로 정치 수업은 끝이었어. 그런데 이 많은 학생들 중에, 나를 추천해 주시고 기회를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해. 그 뜻은 내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고, 지금 나의 담당 선생님도 같은 의견이신 거잖아!? 그래서 나에게만 온 기회를 감사히 잡아볼래"

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형아가 멋진지,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분위기상 멋진 거 같다며, 손뼉 치는 귀여운 작은 아들 덕분에 웃음까지 더해진다.


우리는 이런 아들의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이렇게 한국말로도 손색없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 주는 아이에게 고마웠다.


그래서 아이는,

오늘 선생님의 부탁이었던 공식으로 올려질, 장학생 프로그램이었던 이태리에 갔다 온 후기 작성을 끝내고,

슬슬 몇 개의 정치적 주제를 잘 보고, 어떤 주제로 할지 고민에 들어갔다.


아이가 이야기한다.


"엄마, 나 내일 주립도서관에 다녀올게"

이번 일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아들이 보여준 그동안의 성실함과 노력, 그에 따른 준비가 바로 이번 추천을 받고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생각된다.

준비가 되어 있기에, 주어진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와 남편은, 아이를 통해 한 걸음 성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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