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세요.

by Traum

오늘 한 독일 선생님이 나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사실 몇 주 전에 다리에 큰 수술을 했거든요. 그래서 자주 앉아야 해요. 혹시 제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왜 저러지?' 하고 오해할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 걱정 마세요! 전혀, 전혀 그런 생각 안 하셔도 돼요. 저는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독일 사람이 아니에요. 남을 뒤에서 감시하고, 몰래 보고, 듣고, 평가하고 뒤에서 험담하는 그런 사람 중 하나가 아니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앉아 계세요. 무리하지 마세요."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은 바로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말 다행이에요. 나를 이해해 주셔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뒤에서 몰래 관찰하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으면서 비난할 거리를 찾지요, 그러다가 결국 저는 누군가에게 욕을 듣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제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본 분이 독일 분이 아니라서, 다행이고 정말 감사해요."


그 순간, 나는 잠시 스스로에게 미소 지었다.

머뭇거리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정확히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던 나 자신이 참 대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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