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은 언제나 동시에.

by Traum

남편이 1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의 마지막 날이었다.

퇴직금? 없다. 독일은 퇴직금이 없다.

(아주 드문 예외로 해고가 되었을 때 상황에 따라서만 있다고 하나,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다)

그냥 평소처럼 일 마무리하고 일찍 끝나는 금요일,

마지막 날인 것이다.


그 회사에서 우리는 영주권도 받고, 3번이나 이사를 했으며, 가족 세 명이 시민권까지 받았다.

왕복 3시간이 넘었지만, 성실함이 최고 장점인 남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퇴근을 하였다.


그런 회사를 나왔는데,

오죽 시원 섭섭할까...

그 마음은 어떨까...

알아주고 싶은데, 그래서 대화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해서 좋은 날을 보내고 싶었는데,

아직 나는 낫지 않아 이렇게 조심스레 움직이는 처지이다.


끝과 동시에 시작이다.


1주일 쉬게 된다.

11월부터는 비교적 가까이 출근한다.

익숙해지기 전까지 너무 긴장하지 말고,

건강 지켜가며,

우리가 버틸 수 있는 마지막 힘까지만 딱 버티고,

그 밖의 영역은 기도해야 한다.


열심히 정말 누구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했다.


나는 그런 남편을 존경한다.



" 이제부터는 멀리 가려고 그렇게 빨리 안 일어나도 되니,

편하게 자고, 식사도 제 때 해보자!

그동안 불평 한 번 없이 얼마나 힘들었어... 너무 고생 많았고,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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