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는,
전형적인 독일 날씨로,
강우, 강풍 함께, 빨려 들어갈 듯한 짙은 어두움과,
낙엽과 나뭇가지들이 공중에서 맘껏 맴도는, 아수라장인 날씨.
그렇다, 이래야 독일이다.
큰아들의 기다리던 실습이 시작된 날.
갈 때는 차로 나와 같이 갔지만,
올 때는 사람이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강풍과 거센 빗줄기에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당연히,
우산은 무용지물, 홀딱 젖어서 집에 왔다.
그런데 아이의 표정이 밝다.
나는 궁금한 게 많았으나 묻지도 않고, 밥 먼저 먹으라고 하는데, 끊임없이 이야기해 주는 아이...
밥을 먹자마자, 노트북을 열고, 오늘 한 일과, 느낀 점, 배울 점, 배우고 싶은 것,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 등 아이가 느낀 것에 대해 적기 시작한다.
한참을 정리하더니, 아들은 말한다.
"엄마 고마워. 말도 안 되는 나라에서 이렇게 키워줘서 고마워. 엄마, 나 오늘 너무 행복했어. 옷, 신발, 가방,
비에 홀딱 젖었는데도, 계속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뛰어. 엄마, 내일이 기대돼. "
감동의 순간, 눈시울이 붉혀졌고,
아들의 넓은 어깨에 살며시 기대었다.
"네가 행복하다면 엄마는 몇 배로 더 행복해.
네가 행복한 길을 찾아서 가면 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