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망과 진심

by Traum

2주 동안 몸이 아팠지만,

더 나를 힘들게 했던 건, 너무 지쳐버린 정신과 마음이었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진정으로 마음이 지쳐버렸다는 것을.


별의별 생각을 다 해 보았다.

위로가 필요했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나?

아니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나?

모든 것이 부족했으니 당연히 다 필요했겠지만,

쫓기지 않게 잘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이었다.


현실적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휴식이 진심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휴식말이다.


이곳 독일에서, 날씨, 언어, 사람, 문화, 육아, 학교, 음식, 건강문제 등등 뭐 하나 쉽거나 간단하게 해결되거나 느껴보았던 점이 없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어려웠고, 문제였고, 상처였다.

지금까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들이 말하듯, 우리도 안다, 여긴 바뀌지 않는다.


"진짜 모든 것이?"라고 묻는다면, 그다음은 침묵을 지킬 것이다. 그 많은 것들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간절한 소망은,

첫 번째, 한 끼만이라도 좋으니 내가 아플 때 밥이 해결되는 것...

두 번째, 시간이 빨리 지나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는 것..

세 번째, 모국어를 쓰고 사는 삶.


그래서 드디어 두 발 뻗고 깊은 잠을 자 보는 것...


그날이 오면, 나는 아마도 24시간을 잘 것 같다.


그런데 그날이 과연 올까?

진심으로 이제 그만 지치고 싶다.


연속 3일째, 어떻게 알게 된 한국 엄마들의 눈물의 호소를 접하였다. 각각 다른 지역에 사시는, 한국에서 오신 지 얼마 안 되신, 이민을 오신 가족의 엄마들의 고민을.

"너무 속상한데 그 누구도 이해를 못 할 거 같고, 괜히 약점만 잡힐 거 같아서... 조언 좀 해주실 수 있으실까 싶어서 말씀드려요, 도와주세요"라고 시작하신 분들..


각각 아이들이 당한 상황이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큰 틀에서는 같았다.

1. 이민, 독일 온 지 6개월 이내.

2. 아이들 갑자기 독일어 해야 하는, 독일학교 다님

3. 교사들의 시도 때도 없는 소리 지름, 책임 회피, 인종차별에 아이도 부모도 놀람.

4. 독일어 너무 어려워서 생각 이상으로 심각함.

5. 학교에서의 또래&교사들의 인종차별과, 그에 따른 무반응, 무책임한 학교에 놀람.

6. 예상은 했지만, 아이가 있는 거랑 없는 거랑은 너무 다른 거 같다고 속상해하심.

7. 여기 오래 계신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이, "우리는 늦어서 못 가서 있는 건데, 다시 생각해보라"라고 하셨는데, 왜 많은 분들이 이러시는지 궁금해하심.


앞으로 더 심해질 텐데, 지금 겪으시는 건 그냥 이들은 원래 그래왔었는데, 갑자기 보셔서 힘드신 거라고...

강해져야 한다, 독일어가 빨리 늘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아이들은 금방 적응해서 익숙해질 거다.


라고는 말씀드렸지만,


나 또한, 원래 하고 싶은 말,


"저라면 지금 한국 빨리 가겠어요, 솔직히 아빠는 회사 가시고, 엄마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하시지만, 아이들 입장을 생각해 보셨나요? 갑자기 학교만 가면 못 알아듣겠는 독일어만으로도 힘든데, 거기에 차별을 몸소 느끼고, 갑자기 하루아침에 모든 상황이 바뀌었는데... 얼마나 힘든지 아시나요.

앞으로 다가올 날들 중에 지금이 가장 빠른 날이니까요."



나의 마음속 진심을 빗물에 실어 흘려보낸다.

그분들은 분명 희망을 품고 행복을 위하여 오셨을 테니까.


우리도 한 때는, 스스로 위안하며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나아질 거라 생각했던 때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제는 나의 소망을 위해 애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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