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이기심의 끝.

by Traum

20여년 전부터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남부 독일, 여기서 보이는 독일인은, 자신이 상대하는 사람이 아시아인이면, 즉시 눈을 찌푸리고 턱을 약간 들면서, 정말 귀찮은 표정으로 반은 흘려보내고, 입술은 한쪽이 올라가면서, 돌아오는 대답은,

" Wie bitte? Ich verstehe gar nicht."

(뭐라고? 나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그 후는, 모든 대화가 아니라, 아시아인은 얘기하고, 이들은 "척" 만 하다가 뒤에서 엄청난 욕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요즘은 스마트폰 덕을 이제야 보는지, 적어도 상대가 한국 사람인 줄 안다면, (물론 아직도 80%는 변하지 않았다) 최대한 표정은 덜 구기려고 하고, 만약 아는 사람이라면, 시비는 덜 붙인다. 안심하면 안된다는 사실! 역시나 당연히 그 후 뒤에서는 본인들의 이기적 임의 최대치를 보인다.



나는 결국 그 아이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나도 최대한 화를 눌러 최대한 침착하게 어제 아침에 메시지를 남겼다.

만나서 말을 하면, 또 자기네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고, 내가 한 말은 대화 시작 10분 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난 이제 더 이상 안 할 거야. 너의 딸 시간이 날 때마다 나의 시간과는 상관없이 통보하는 것을 더 이상은 못하겠어. 11월 말까지만 하고, 그만하기로 할게. 나는 주말이 필요해. 주말까지 하면 나는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 지금 내 몸은 그렇게 할 만한 몸이 아니야.

그러나 11월 말까지는 하니까, 이번 달은 주말에 할게. 남편에게 말해"

라고, 말할 것이 무수히 많았지만, 나는 아주 많이 참았다.


어제저녁, 아이의 아빠에게 연락이 왔다.

"지금 너의 글을 읽었어. 너무 아쉬워. 그럼 11월은 월요일 6시부터 8시, 토요일 아침 9시부터 11시 하면 돼. 일요일까지 아이를 공부시키고 싶지 않아. "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일요일에 공부시키고 싶지 않다고?

누가 먼저 일요일을 말했었는데, 이제 와서 마치 내가 일요일에 일부러 잡은 사람처럼 말한다.

먼저, 나에게, 이 시간에 시간 돼?라고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여태 나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저딴 통보를 할까.

그리고 몇 주간 계속 약속 시간을 아예 아무 말 없이 어기고, 내 시간 다 뺏어간 것에 대한 적어도 무슨 말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읽자마자 말문이 막혀서,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그들은 내가 왜 화가 나는지조차 모를 것이기에,

니만 억울하게 되니까, 그냥 버려버리기로 마음먹기로 했다.


이 인연을 빨리 정리하는게 맞아서,

"그래, 그렇게 해" 라고 짧게 끝냈다.



다시는, 무조건 다시는, 독일 사람과 어떤 인연으로도 엮기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한다.


속이 시원하지 않다.

그동안 무수히 당한 모든 것들이 떠올라서.

그래도 최대한 좋게 하려고 참았던 모든 것들이 다 떠올라서.

그런데 나에게 남은 건 분노와 복수심뿐이라서.

하지만, 그것들 조차도 지나간 것들. 이 사건도 곧 지나갈 것들.

지나간 것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그냥 묻어두기로 한다.


이번 주 토요일. 온전히, 드디어 아프지 않게, 혼자 어디든 나가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일요일은 모든 곳이 다 닫아서 그 정적이 소름 돋게 싫어서 나가지 않기에, 우리는 언제나 토요일 하루만이 모든 것을 할 시간인데...


그럼 그렇지. 그 또한 사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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