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나눔-눈빛으로 마음 읽기

YES!

by Traum

"Leonardo~~~"

하면 나와 눈을 마주치고. " Guten Morgen"을 해주는 우리의 레오나르도!


레오나르도는 자폐 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레오나르도는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했다.

그러나 기저귀는 그저 그 착용감 때문에 착용을 할 뿐, 대소변은 진작에 가릴 줄 안다.

이 아이는 언어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 듣는 대로 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하고, 처음 들어보는 언어도 기억한다.

그리고 반향어를 보인다.


레오나르도가 나를 처음 보는 날 너무 귀여웠어서 잊히질 않는다. 날 한참을 보더니,

"곤니찌와, 와따시와 레오나르도데스" 이렇게 인사를 했다.

내가 일본 사람인 줄 알았던 거였다.

"곤니찌와, 레오나르도. 와따시와 주희데스. 시카시, 와따시와 캉고쿠진데스, 안녕? 나는 주희라고 해. 잘 부탁해"라고 하자......

레오나르도가... 알아들었다!!!!

너무 큰 충격이었다!

알고 보니 이 아이는, 독일어, 포르투갈어(부모님이 포르투갈이 고향이신),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거였다.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는 어떻게 할 수 있게 됐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그 누구도, 영어, 프랑스어, 특히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기에, 이 아이가 어디까지 얼마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이 아이와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나는...

아이의 능력을 알게 될수록 너무도 놀라웠다.

어려운 독일어 문법도 다 알고 있으며, 흔히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도 알고, 수학적 사고능력은 같은 나이 다른 자페 장애 아이들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빠르다.


무엇보다도 언어 능력이 정말 뛰어난 아이이기에, 영어, 그리고 잘하는 포르투갈이나 프랑스어, 뭐든지 좋아하는 언어 중 하나라도, 어떤 방식으로라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과 상의하려고 하자,

"아냐 괜찮아,. 안 해도 돼, 그냥 다른 언어가 독일어랑 다르니까 재밌어서 그러는 걸 거야. 나도 못하는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 라며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그래서 어차피 나와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레오나르도에게 대부분 독일어로 하지만,가끔은 영어로도 말했다가, 한국어로도 말했다가, 집에서 작은 아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프랑스어 교과서를 보고 연습해서 레오나르도한테 말해보곤 한다.


레오나르도는 하루의 대부분을 눈으로 이야기한다. 나는 그 눈빛을 보고, 뭘 원하는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다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은, 담임이 다른 한 아이에게 엄청난 고함을 지를 때였다. 소리 지르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레오는 즉시 내 팔을 잡고 "NONONONO~~~" 하며 불안에 떨며 뒷걸음질을 친다. 담임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 아이에게 계속해서 소리를 지른다. 레오나르도는 급기야, 책상에 주먹을 내리치며, "STOP JETZT! Hör jetzt auf!" (이제 멈춰, 이제 그만해)를 외친다. 그리고 그 큰 눈의 두려운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나와 밖으로 나가줘'의 간절한 눈빛...


"레오나르도, 우리 밖에 나갈까?" 하며 ACC(보완대체의사소통) 그림을 보여주었다.

아이의 큰 대답, "YES".

그 대답이 얼마나 크게 들렸는지!! 자신의 표현을 제 때 잘할 수 없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니, 아이가 정말 빠르게 답을 한다. 그날 이후로 알게 되었다. 레오나르도는 눈빛으로 말을 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자폐 장애 아이들에게는 대답을 듣기 힘들고, 대화가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답을 들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네? 아니면 아니요?"라고 묻는다. 우리 레오나르도는 "네" 일 경우는 무조건 영어로 "Yes" 아닐 경우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먼저 대화를 시작한다, 반드시 다른 나라 언어로...

어느 날은 내가 갑자기 독일어로 말하고 있는 그날이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한국말로,

"레오.. 나 너무 힘들어. 한국말하고 싶어. " 그랬더니 ,

레오가 내 손을 만지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You can speak Korean with me"

맙소사... 어떻게? 내가 뭘 들었지?

ACC 수학교구


어머니가 말씀해 주신 레오나르도는 촉감이 많이 예민한데, 기저귀를 착용하는 느낌을 좋아하고, 본인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의 손을 부비부비하며, 자기 얼굴에 갖다 대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 옆에는 절대 가지도 않으며, 옷깃이 스치는 것도 강한 거부를 한다고 했다. 그 정보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알 수 있다.


레오나르도가..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서, 나와 아주 잘 맞는 짝꿍이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간절한 소망을 읽었는지.. 그렇게 좋아하는 기저귀를, 더 이상 착용하지 않게 되었다.^^ 성공!


나는 레오나르도에게 매일 이야기한다!

"Sehr gut gemacht! Ich bin stolz auf dich!"

(정말 잘했어! 나는 너가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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