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나눔-걱정 덜어내기

환영해, 마리아.

by Traum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에 오게 된 마리아.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에 오게 된 많은 아이들을 보고 있다.

많은 아이들은 걸어서 독일까지 오면서 그 사이 있었던 수많은 장면들을 기억하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아이는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많이 다쳤다.


크리스마스 전에 새로운 아이가 왔다. 마리아는 독일어를 조금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아이가 독일어를 하는 이유는, 독일까지 걸어오면서 수많은 사람들 중에,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며칠 사이에 배웠다고 한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담임은 처음 나에게 마리아에 대하서 아무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는 적어도 알아야 하는데, 아예 정보가 없으니 난감했다. 그러나 아이는 나에게 직접 소개를 했다. 어디에서 태어났고, 독일까지 걸어서 며칠이 걸렸고, 중간에 뭘 봤고, 배가 고팠고, 등등등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물론 단어만 대충 말해도 알아들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밝은 목소리 톤과 다르게 얼굴이 어둡다.

"마리아,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하니, 마리아가 그런다.

"나는 이제 엄마랑 못살아, 나를 봐주는 다른 엄마아빠랑 살아"


크리스마스 방학 후 1월이 되었고, 한 달이 다 지나가고 어제 알게 되었다. 왜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왜 돌봐주는 보호자가 따로 있는지. 왜 이렇게 12살짜리 아이가 걱정이 한가득인지...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로 딸을 모든 폭행을 다 해서, 오는 길에 다시 우크라이나로 가야만 했다고 한다. 오는 도중 삼촌들과 할아버지가, 마리아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했으며, 삼촌과 할아버지는 그 후 어디를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 마리아 이렇게 독일까지 도착을 했는데, 엄마와 할머니가 마리아를 너무 폭행을 많이 해서, 보호단체에서 마리아를, 독일에 산지 오래된 우크라이나 국적 부부를 찾아서 보호자로 인계를 했다고 한다. 마리아는 모든 것이 낯선다. 왜 그들이 갑자기 엄마아빠인지, 왜 엄마를 못 보게 되는지, 그럼 아빠는 어디에 있는지... 마리아는 혼란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걱정이다.

새로운 엄마 아빠가 자기를 때리진 않을지,

자고 있는데 밤에 누가 와서 또 자기를 데려가진 않을지,

누군가가 뒤에서 갑자기 때리진 않을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다시 우크라이나로 가야 하는 건 아닌지, 등등 매일 걱정이 한가득이다.

나는 마리아와 하루에 하나씩 걱정을 덜어내기로 했다.


매일 나에게 하나씩 걱정을 얘기하는 것이다. 딱 하나만.

그리고 그것을 없애는 방법을 찾아간다.

어제 마리아의 걱정은,

"남자 어른이 무서워, 날 때리면 어떡하지?"이다.


나는 마리아의 손을 잡고 이야기했다.

"마리아, 여기는 학교야. 학교에 있는 어른들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거야. 보호는, 마리아가 안전하게 해 주는 거야. 그리고 우리 반에도 옆반에도 남자 선생님이 있잖아. 한 달 동안 있어보니 어때? 마리아한테 재미있게 해 주고, 부드럽게 말해주지? 그리고 여기 마리아 옆에 내가 있잖아. 내가 계속 보고 있는데? 뭐가 무서워. 아무도 널 때리지 않아. 오늘 걱정은 지금부터는 안 해도 돼. 내가 확신해!"


라고 하자, 마리아는 나에게 꼭 안긴다.

그리고 울면서 말한다. "네가 엄마면 좋겠어. "


마리아의 말이 모든 것을 나타냈다.

마리아의 그동안의 아픔, 상처, 불안, 공포..

그리고 걱정이 덜어내어 진 조금은 가뿐해졌을 마음도...

점점 더 시간이 지나가면서 마리아가 마음이 가벼워지고, 독일어도 점차 늘어서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많이 아픈 과거는 없어질만큼 좋은 날들로 가득차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전 04화네 번째 나눔-눈빛으로 마음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