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나 역시 깊은 고민 속에서 헤매며, 스스로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스트레스를 버텨냈다. 머릿속은 늘 복잡했고 마음은 더없이 어지러웠다.
그런데 그 와중에 신기하게 딱 이 시점에,
많은 분들이 나에게,
“과연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꺼내 놓으셨다.
한국분들 뿐 아니라, 다른 외국에서 오신 분들도.
대부분은 잘못된 정보,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기대를 안고 오셨던 분들이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몇 달 살아보니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뭔가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그 이상함’을 지금이라도 보게 된 것이.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현실이 있고, 독일어가 전혀 들리지 않으면 절대 들리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분들은 독일에 온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도,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늦었어요.”
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오히려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지금이,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에요.”
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못 돌아가실 것을...
그리고 계속 "이상함"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나시며 더 큰 분노를 하게 되실 것도..
그분들이 느끼는 모든 혼란과 어려움은, 우리가 겪어 온 것과 거의 같다.
문제는, 그 모든 문제들에 ‘답’이 없다는 것이다.
고쳐지지 않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겪은 경험이 모두에게 일반화될 수는 없다.
어떤 분들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곳을 너무 좋게, 마치 천국처럼 미화해 바라보기도 한다.
사람마다 살아온 배경도, 기대도, 필요도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수많은 일들을 겪어내며,
단단해지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면, 망가졌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가끔은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릴 정도로.
그리고 지금, 예전의 우리처럼 똑같은 고통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왜 이런지 이해가 되지 않고, 너무 힘겹다고 말한다.
당연하다.
단지 우리는 이미 지쳐서 말할 힘조차 없을 뿐이다.
그래서 그분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저려왔다.
지금 나에게도 여유는 없지만, 그 감정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나는 그들을 안아주고,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길을 함께 찾아드렸다.
지난 숱한 날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채 엉망진창의 시간을 홀로 헤쳐 나왔다.
많이 울었고, 많이 억울했고, 정말 많이 슬펐다.
그래서 그 눈물의 의미를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받지 못했던 위로를, 그들에게 건넸다.
그로 인해, 그 순간, 지나간 시간을 버텨낸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끌어안아 주었다.
많은 분들의 눈물의 호소...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내내...
나는 그분들의 마음을 읽어드리며...
그러면서 지나간 나를 토닥이며,
그렇게 회상하고 나 자신을 안아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