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렴치한 태도

by Traum

월요일 시작. 아침. 폭탄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토요일, 모든 것을 정리하였다!


나는 내가 해온 모든 시간을 기록해 두었고, 정확히 계산해서 정산까지 깔끔하게 마쳤다.



그런데 돌아온 건 월요일 아침 7시부터


“여기에 부족한 게 있으니 오늘 오후 5시에 전화할 테니 통화해”라는 말.


그 순간, 말이 안 나왔다.


나는 그 엄마가 5시에 통화가 된다고 하면, 내 일정 떠나서 통화가 가능해야만 하는 건가!?

허탈하고, 어이없고, 기가 막혔다.


몇 년 동안 내가 그 아이에게 아무 보수 없이 해준 것들 —

공부, 음악, 미술, 먹이기, 챙기기, 놀아주기, 놀이터 같이 가기 등등 지난 숱한 세월들.

그 모든 시간과 마음이 단숨에 무시되는 느낌이었다.

내 시간을 당연히 통제하고 계획한다고 여기고, 내 주말을 쥐락펴락하고,

그럼 월요일 아침 7시부터 말하기 위해서, 주말에 얼마나 나를 도마 위에 올려놨을지. 안 봐도 보인다.


마지막에는 내가 뭔가를 빠뜨렸다는 문제를 들고 나온 그 태도.

참 파렴치하고 존중과 예의는 온데간데없다.



나는 바로 문자 했다.


"아니, 그럴 일은 절대 없어. 나는 다 적어놨고, 너네가 원하는 거 난 다 맞춰주었어, 나의 기록은 무엇보다 정확해. 맞는 거야, "




나의 음성을 바로 듣고, 한 시간 후 아침 8시 ,


“Dann passt, Danke.”(그럼 맞아, 고마워)

딱 그 한마디로 끝.


내가 그냥 " 알았어 "라고 할 줄 알았을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몸속 힘이 모두 빠져나갔다.

화는 너무 나는데 씁쓸하고, 공허하고, 허탈했다.



난 그 후로 어떤 리액션도 하지 않았다!



사람의 진심은 끝에서 드러난다.

힘들어질 때, 일이 꼬일 때, 마지막 정리를 할 때.

그 순간에 보여준 태도 하나가, 그동안의 모든 관계를 설명해 버린다.

그제야 그 사람의 진짜 민낯을 보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내 마음이 요란하게,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깊이 또다시 상처받은 날.

그리고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는 걸 다시 배우는 날.


난 오늘 단호한 방법으로 나를 지켰다.

작가의 이전글눈물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