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었던 일요일.
주방을 둘러보니 떡국떡, 배추, 양파, 호박, 파, 소고기, 두부가 있었다, 있는 재료를 모아 전골을 끓였다.
전골냄비 한가득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보며
“저녁까지 충분히 먹겠지” 하고 혼자 여유롭게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늦잠을 자서 아침도 늦게 먹은 날이었는데도
아이들과 남편은 정말 너무 맛있게 먹어주었다.
결국 큰 전골냄비는 싹 비워졌다.
그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주중엔 바빠서 저녁도 제때 챙겨주기 어려운 날이 많은데,
이렇게 둘러앉아 오붓하게 한 냄비를 나누어 먹는 순간이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말의 집은 우리에게 작은 청정지역이다.
독일어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기 때문에,
안전지역이기도 하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에겐 주말이 너무 소중하다.
돌아서면 또 배고프다 하는 우리 아들들.
그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 나는
이런 평범한 주말이 마냥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런 편지를 식탁 위에 올리고 잘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 사랑하는 아들들, 겨울방학까지 이제 2주 남았네.
조금만 더 힘내자. 열심히 하는 너희들의 모습에 너무 감사해.
그리고 남편,
매일매일 묵묵히 잘 견뎌주어 고마워.
정말 수고하고 있어. 내가 알고, 아이들이 알아.
정말 고마워. "
나보다 조금씩 일찍 일어나는 남자세분들,
내일 아침 모두가 읽고 미소 지으며 월요일을 시작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