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빠르게 움직여졌다.
그래야만 했다.
마지막까지 없던 힘까지 다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16시, 학교에서 나왔다.
뭐부터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는,
많은 일들이 내 앞에 있었다.
밥은 먹었는지, 물은 마셨는지,
그냥 모르겠다.
말수가 적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다.
퇴근 후, 단 1분의 틈도 없이,
6명의 아이들에게 차례대로 급한 시험공부를 봐주고 나니,
21시다.
다하고 나와서 물 한 잔 마시자,
여러 가지가 없고,
있어야 할 게 없는,
그제야 다 보이는 것이다.
솔직히 아무 힘이 없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졌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저녁에 아이들 수업하면서 마신
루이보스차가 다였다.
그런데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슈퍼는 22시까지. 부리나케 나가서 살 것을 사고,
오자마자 내일 아침 도시락 준비를 다 하고,
빨래를 널고, 그제야 씻고 나니,
10시 반이다.
갑자기 멍해졌다.
기가 막힌다.
커피 한 잔 마실 틈도 없던 것이다.
그런데도 잠이 안 온다.
2시쯤에 겨우 잠든 거 같은데,
5시 반에 일어났다.
오늘의 소원:
오늘 하루도 어제와 같을 텐데.
그 와중에, 학교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만큼은
어제보다 덜하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