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마무리되고 나니,
깊은 한숨이 쉬어지는데,
반짝이는 큰 눈망울을 가진 둘째 아들이
내일 수학 시험을 위한 질문을 한다.
공부를 하면서도 싱글벙글인 우리 아들이
너무 기특해서,
" 지금처럼만 하면 돼! 이거만 엄마랑 하고,
좀 놀다가 자~~"
아들이 그런다.
"엄마, 다른 친구들은 특히 수학 시험 전에 집에 가기 싫어해"
내가 말을 이었다.
" 우리 모두는 강한 것이 있고 약한 것이 있어. 잘하는 것을 찾으면 너무 감사한 거고, 찾기 어려우면 엄마 아빠가 도와주는 거야, 그게 부모야.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어. 엄마 아빠도 그렇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런데, 왜 자식들은 다 잘해야 하니. 아니야, 엄마는 특히, 우리 아들들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형아는 언어에 재능이 너무도 뛰어나고, 수학을 하면 행복해하지, 역사와 생물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해. 넌 동시에 여러 언어를 다 듣고 통역이 가능하고, 수학과 물리, 생물을 좋아하고, 프랑스어를 재밌어하고, 노래 부르기를 사랑하고 악기 연주를 하면 행복해해. 그 기쁨을 알기에, 누구보다도 엄마가 알기에, 엄마 아빠는 저희를 진심으로 응원해.
내가 노력하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한 결과가 조금씩 보일거야, 혹 늦게 보이면 좀 어때, 나의 노력, 성실함은 배신하지 않아. 그걸 배워나가는 중인 거야. 그냥 수학이 중요한 게 아니고 말이야. "
우리 아들,
어려운 두 문제 해결하고,
무릎을 탁 치며 개운해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잔다.
"엄마 사랑해"하며 안긴다.
그 모습을 보는데,
모든 걸 뒤로하고,
이제 딱 한강 다리를 드라이브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그 탁 트인 한강 야경을 떠올리는 순간들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붙잡은 그 무언가였는데...
그 야경이, 그 한강이,
점점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다.
봄의 한강... 기억에서 사라지기 일보직전이다.
새벽의 한강 다리를 건너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며 바람을 쐬고 싶다.
반짝이는 귀여운 아들과, 듬직한 아들을 양 옆에 끼고,
내 눈물을 다 보아온 남편과 손잡고,
시험 없이, 독일어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독일인 없는 곳에서,
실컷 웃으면서,
그렇게 며칠만, 아니 몇 시간만 있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