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싶다

by Traum

언제까지 계속될지 약간은 두려웠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수 주에 걸친 편두통과, 수면 부족, 그리고 식욕 저하와 하루 8시간 & 4시간의 일, 매일 밤 12시까지 집안일과 정리. 새벽 내내 뜬 눈.


매일 진통제를 하나씩 먹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어떤 것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진정 일을 쉬고 싶은데, 그럴 수는 없다.

지금 내 몸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그 신호를 알고도 모른 척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금요일 아침 8시.

교육청 특수교육 담당자 한 분이 이 아이가 내년에 과연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안 받아도 되는지에 대해 검사를 하러 왔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모순을 발견했다.

나는 이 아이에게 집중적 케어를 하기로 했으며, 원래대로 하였다.

수업이 시작되고, 아이는 제일 간단한 이름조차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며, 오늘 날짜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나에게 반복 질문을 했다.

그것에 나는 당연히 대답을 해주었고, 그것을 본 교육청 직원은 이렇게 나에게 말씀하셨다.

" 알려주면 안돼요! 이 아이는 운동적인 부분만 도움을 받아야 해요! 나머지는 다른 아이들과 차별되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일반 초등학교에 온 거예요, 어느 부분이 부족하다고 인식이 느리다고 절대로 더 알려주어서는 안돼요! 왜냐하면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올 때, 아이의 부모가 운동적인 부분만 지원이 필요하다고 신청했기 때문이에요!"


........... 말을 잃었다.


그래서 알려주지 않자, 이 아이는 다른 실습생, 교사들을 찾아다니며, "저 사람들이 내가 뭐 해야 하는지 안 알려줘. 네가 알려줄래?"라고 말하고 다닌다.

정말..... 이런 행동은 매일매일 진짜 지치게 만든다...


그렇다면 정말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여태까지 너무도 많은 일을 하고 있던 것이며,

학부모님도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2시간 후..


학부모 면담이 있었다.

뇌종양 소아에 관한 책자를 갖고 와서, 우리에게 읽어주신다.

마치 학교에서 방치를 한 채 아무것도 안 한다는 듯한 뉘앙스와, 집에서는 아주 정상인데 왜 학교에서는 못하냐는 것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라며,

그리고는 책자에 쓰여 있는 대로, 건강상 문제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들에 대해 얘기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프로의 도움은 주지 않으나, 혼자 하게 두되, 이 아이가 완벽하게 과제를 수행하도록 만들어 놓는 게 학교의 임무라며, 특수학교에 가면 좋은 대학에 못 들어가서 안된다며, 절대로 전학은 없고, 1학년 유급도 인정을 못하겠다고 하신다. 사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의견들에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담임선생님은 최대한 진정하며,

"독일이 초등학교가 4학년까지지만, 다른 나라는 5학년, 6학년까지인 나라도 있다. 그리고 유급을 통해 아이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

1&2학년을 3,4년 다녀야 할지도 모르고, 우리는 이 책자에 쓰여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나머지 25명의 아이들이 더 있음에도, 아이에게 올인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그러면 이 아이는 학교에 있는 내내 정말 아무것도 못 읽도 못쓰고 하교를 할 테니..


그랬더니 학부모가 이렇게 말한다,

" 우리가 매일 교실에 들어가 있어도 돼? 아니면 매일 녹화를 해도 돼?, 너희들에게는 많은 아이들 중 하나일 테지만, 우리에게는 아들이야. "

............


직업을 떠나, 이미 7세 손주가 있는 할머니인 담임선생님은 눈에 초점이 막 흔들리기 시작했고,

엄마 경력 16년째인 나도 정신이 몽몽해지기 시작했다.

뭐랄까, 이 모든 독일어를 다 알아듣고 있다는 사실이 그냥 싫었다.


정확한 현실이자 사실은, 부모님은 아예 변하지 않을 분들이며, 보다 정확한 사실은 우리가 현재 엄청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퇴근 후 오후 내내 멍했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리고 저녁 8시 반에 잠이 들었다.

.

.

.

.

토요일 아침 8시에 눈을 처음으로 떴다.

11시간 반을 잔 것이다...

이럴 수가 있나? 이렇게 갑자기 많은 잠을 잘 수가 있나!??


어쨌거나 너무 못 자다가 쓰러진 듯 자고 나니 개운하다.

그리고 계속 자고 싶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 하혈을 했다.

전혀 그러면 안 되는 때에 하혈을 했다.

약간 놀랐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지는 않았다.

만약 이유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신체 리듬이 너무 깨진 거라면, 너무도 이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산부인과 예약 잡고 가느니... 한국 가는 게 더 빠르니까,

일단 병원 갈 생각 조차 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언젠간 낫겠지, 하며 넘기는 수밖에..



내일. 정말 출근하기... 싫다...

내가 몇 달째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따른 극도의 스트레스의 반복...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잠을 쉽게 못 들더니.. 이제는 너무 자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어깨 위의 무거운 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