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외롭고 외로웠다.

by Traum


가끔은 실아온 날들이 억울하고 화가 나서 욱하기도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기도 하여, 그런 나에게 내가 놀래서 다시 터널 안쪽으로 쭉.... 잠시 그 마음들을 깊숙이 집어넣는다. 외로움은 언제나 덤이다.


집어넣고 나면 당장은 보이지 않기에, 안도한다.

마치 없어진 것처럼..


하지만 그것들은 나도 모르게 다시 터널 안에서 나와있다.

그렇게 묻어두었다가 나온 마음은 나를 병들게 만들고, 거기에 기름을 붓는 건 영영 적응될 것 같지 않는 독일인들과의 삶이다.


어떤 날들은 그냥 넘어가는 날들도 물론 있지만, 어떤 날에는 불안과 공포는 스트레스가 되어 하루 종일 배가 아프게 만들었고, 입맛이 아예 없어지고, 오늘 같은 날은 마지막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깼다.


마음 잘 맞는 친구나 언니와 시간을 보지 않고 여유롭게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 싶었다. 친언니도 없고, 서울을 떠난 지도 20년째인 나는, 외롭거나 힘들 때 혼자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어야만 했고, 남편을 앞에 두고 혼자 떠들기도 해 보고,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봤지만, 해결 되지 않는 뫼비우스띠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다가올 뿐이었다.


어떤 식이든 무거운 마음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그런 갈증해소는 없었다. 지만 누구나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다시 터널 안쪽으로 미뤄놓기를 반복한다.


너무 감사하게도, 이번 방학 동안 그 소원이 이뤄졌었다.

소중한 분들과의 함께한 시간과, 언니와 함께 많이 소통할 수 있었어서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랬더니 지금 이 순간,

지난 2주 동안을 생각하니 행복하고, 벌써 그립다.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어 인생의 또 한 페이지를 외롭지 않게 채울 수 있었다.



몇 시간 후면 아침이 다가오고, 출근을 해야 한다.

부정하고 싶은 현실과 마주한다 해도,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터널에 내 감정들을 집어넣지 않고, 지혜를 꺼내 맞설 수 있겠지..? ^^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비워내고 채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