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5일,
제일 작은 사이즈 캐리어 두 개와 배낭 하나를 메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다.
모든 것이 낯설다.
공항에서 기차역까지 가는 중에, 그 분주함과 찡그리고 있는 얼굴들에 나는 약간 무서웠다.
그날은 한국보다는 덜 더웠고, 지금까지도 내가 말하는 "독일냄새" 즉, 지하철이나 기차역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이 낯선 냄새가 나에게 첫인상이다.
기차를 타고 내가 가고자 하는 도시로 향한다.
8시가 다 되어감에도 해가 쨍쨍이다.
역에서 내리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맥주병으로 맥주를 마시며 지나다닌다. 충격이었고 무서웠다.
그 당시 그때까지 나는 맥주 한 모금도 못 마셔 봤기 때문에, 저 많은 술병이 무서웠다.
첫 번째 숙소를 가는 방법을 묻고 싶었으나, 영어로 다가가자 모두가 피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못 알아듣는 독일어로 화를 낸다. 하룻밤을 지내기도 전부터 화를 듣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아무런 핸드폰도 없이 와서, 도대체 어떻게 했나 싶다.
한국에서 책, 그리고 독일어를 제2 외국어로 배웠던 친구들에게 들었던 아주 적고 얕은 정보,
독일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
독일 사람들은 검소하다.
독일 사람들은 신사다.
(이 모든 정보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이다. 누가 이런 말을 했던가... 어디서 나온 정보던가... 독일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본인들도 어이가 없으니 웃는다. )
나는 내리자마자 화도 듣고, 사람들은 피하고, 나에게는 막연한 공포감이 다였다.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게 어떻게 첫날, 이튿날을 보내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머리를 잡아당기며, 내가 놀라니까 그 모습에 웃는다.
핸드폰도 개통해야 하는데, 일주일 넘게 걸린단다.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핸드폰 번호가 필요하단다.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핸드폰(연락처)과 은행 계좌를 갖고 오란다.
지하철 표를 사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거스름돈을 잽싸게 다 갖고 간다. 슈퍼에 갔더니 거스름돈을 주지 않으며 나를 밀어버린다.
당최... 말이 되는 상식선의 삶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또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은 그들은 독일어로, 나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될 리가 없다. 그 당시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나는, 매일 두려웠고 걱정에 쌓였고, 당장 내일이 깜깜했다. 왜냐하면, 내가 나오기 좀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비자를 받아서 나와야만 했었다, 그러나 내가 나올 때부터 독일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경험한 자가 없었다. 즉 나는 90일 여행자로 이 일처리를 하고, 반드시 90일 안에 처리가 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 얘기는 독일의 외국인청도 이 일이 처음인 것이다.
(맙소사... 지금 이것을 다 알았더라면... 절대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또 다음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하루를 동동거리며 밤을 지새운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을 찾아보고 이래저래 문의라도 하겠지만.. 그때는 독일에 인터넷의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있다고 해도, 인터넷 연결을 어떻게 했겠으며, 제일 큰 문제는 노트북도 없었다.
여행책 말고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독일 삶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