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와 당연함. 기다림에 지침.

by Traum

마치 죄인처럼, 아무 말 못 하고, 떳떳함과 거리가 멀게, 억지웃음을 지어가며, 비자를 받고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이용한다.


외국인들에게 외국에서의 삶은, 현지인들보다 훨씬 더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모든 것이 장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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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소년 시기를 거치면서 이미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되었다.


그러나 그 기다림의 끝판왕이 이곳이다.

하루 일상의 99%가 기다림이다.


갑자기 기차가 오지 않고, 어떤 대항도 무의미한, 이 말도 안 되는 시스템. 출발하려는 기차가 갑자기 시동을 끈다, 출근 시간이건 퇴근 시간이건 아무 상관이 없다. 이 모든 것을 이제야 속속히 다 알게 된.. 이제야 알게 된, 우리의 잘못이라면 잘못...


버스와 지하철은 당연히 불규칙을 밥 먹듯 하고,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면 그 사람이 답을 할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계산대에 줄을 서서 10분, 20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음에 기다려야 하고, 가장 중요한 행정적 일처리는 생각할 것도 없이 기약이 없다. 교사는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모든 잘못은 남의 탓으로 돌리게 만드는 설득력을 키우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생각하는 하루에도 백만 번의 크고 작은 순간들. 온 지 얼마 안 됐을 땐, 한국 사람과 한국말만 하며 살았을 땐 몰랐던 것들, 아이를 키우고 사회 깊숙이 들어오지 않았었더라면 몰랐을 것들. 하지만 주, 도시마다 다르고 동네 마다도 달라서 "다 그런 건 아니겠지" 라며 위로와 위안 삼았던 숱한 나날들.


기다리고 나서 그 끝이 성공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

하지만 끝이 없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도 끝이 없다. 나는 그렇게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고, 내 속만 답답하고 나만 억울한 날들의 연속이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그랬던 것 같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그러나 나는 정말 지쳤다.


그로 인해 아플 만큼 아팠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그로 인해 박힌 많은 가시들은 빠지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안다. 이 많은 상처는 그 누구도 어디도 치유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인 사실 둘,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어떤 순간의 무엇인지 안다.

"내가 끊임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답이 온다는 확신이 있는 드물지만 존재하는 순간들"


그리고 나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보기가 가장 힘이 든 지 알아내게 되었다.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다가, 본인이 불리해지면 대답 없이 잠적해 버리고, 상대를 철저히 무시하는 사람,

그렇듯 상대를 무기한으로 기다리게 만들어놓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자기 일에는 빨리 답이 안온디고 온갖 성질을 난동을 다 부리는 사람.."


"상식적인 선 안"에서만큼은 웬만하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넘길 수 있는 나는, 더 이상 어떤 사람도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무시하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용납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이곳에서의 첫날부터 지금까지 보고 듣고 겪은 사실의 바탕이, 나를 진심으로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곳도, 어떤 사람도 100%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에, 적어도 기본적인 예의와 상식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게 내가 기다림의 지침에 대해 업드레이드가 될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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