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외로움과의 싸움

by Traum

소꿉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다.

단 10분이라도 좋으니, 까르르르 웃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수다 떨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중에 하자는 얼토당토 한 약속도 하고 철없는 생각도 해보고 싶었다.

실망하고 힘든 날들이면 친구들과 강남역에서 집까지 쭉 걸어가며, 숨이 헐떡이도록 뛰어도 보고, 올림픽 공원의 할아버지 은행나무 밑에서 누워서 쉬었다가도 가고, 모든 나의 꿈만 같은 어릴 적 추억들이 왜 그렇게 하나하나씩 다 기억이 솟아나는지, 그럴수록 슬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거리를 산책하고 싶었다.

밤의 반짝이는 불빛들이 너무도 그리웠다.


내가 그리워하고, 하고 싶어 하는, 가고 싶은, 먹고 싶은 것 등등, 그 어떤 생각을 하던,

그 모든 것을 못한다.

도움이 너무 절실한 모든 순간에도 역시나 혼자이다.

아파도 병원 한 번 못 갔으며,

아이들이 아파도 소아과 한 번을 못 갔으며,

내가 너무 아픈데 애기들이 배가 고프면, 밥을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없다.

답답해서 나가고 싶은데, 나가는 순간 저들을 마주해야 했고, 이들과 말을 섞는 것보다, 차라리 집에서 내내 나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는 활동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어떠한 정보 없이 첫날부터 부딪혀서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신기한 곳이다.

알면 알수록 이상하다.

알면 알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말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그렇게 느낀다. 너무 신기하고 다행인 건,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서로가 조금은 위안을 삼게 된다.


어떤 날은 괜찮다가, 어떤 날은 안 괜찮다.

그렇게 나는 20년째,

그리움과 외로움과 공존하며, 어느 날은 내 안에서 싸우고, 어느 날은 받아들인다.


요즘은 행복하다.

내가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묻히는 어떤 날이면...

아들들이 나에게 다가와서 꼭 안아준다.


그거면 됐다.♡

가장 그리운 서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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